광우병 문제로 수입금지 됐던 미국산 쇠고기가 2년 10개월만인 지난해 10월 30일 수입이 재개됐지만 뼛조각 발견으로 반송, 폐기된데 이어 2차 수입분(11월23일), 3차 수입분(12월1일)도 같은 처지를 맞게 되면서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가 난항에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외식시장 전반에 쇠고기 품귀현상이 일고 창업시장이 위축되는 등 외식업계는 지속되는 한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망업종으로 분류됐던 저가 쇠고기 전문점들은 예견치 못한 상황으로 극심한 경영난에 부딪쳐 그 수가 눈에 띌 만큼 줄었다. 업계에서는 저가 쇠고기 프랜차이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기대감으로 형성됐던 시장인 만큼 수입시기가 늦춰질수록 문을 닫는 업체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20여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들어서 외식 창업시장의 한 축을 이루기도 했지만 작년 중반을 기점으로 눈에 띄는 하강세를 보여 현재는 10개 안팎의 브랜드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가 쇠고기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은 대부분 호주나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약 5500~8000원(120~180g/우삼겹 기준)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마저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원가가 상승, 물량을 구입하지 못한 업체나 재정이 여유롭지 못한 업체들이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각종 언론보도를 접한 소비자들과 네티즌들은 미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으로 매장의 매출증대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쇠고기 가격은 공급물량이 달려 올라간 것이기 때문에 미국산 수입이 될 경우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여 쇠고기를 구매하는 외식업체의 부담은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선호도가 예전 같지 않고 수입시기가 불투명한 미국산에 100%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소스와 매뉴 개발로 위험요소를 감소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현재 저가 쇠고기 프랜차이즈 업체 중 20개 이상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는 아지매숯불구이와 우스, 우마루 정도. 이들 업체들은 안정적인 유통망으로 물류를 확보하고 메뉴군을 다양화하는 전략으로 많은 업체가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비교적 꾸준히 가맹점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들 업체에서는 모두 호주산 쇠고기를 제공하는데 국내소비자의 입맛을 고려해 최대한 마블링이 뛰어난 제품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서는 미산 쇠고기 수입이 자신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미국산 수입이 재개될 경우 상황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미국산 수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한미 FTA 6차 협상이 어떻게 결론지을지가 관건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일지
2003 12월 23일 미국 워싱턴주에서 광우병 소 발견
2003년 12월 24일 한국,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2004년 10월 23일 미국․일본 생후 20개월 이하 수입 재개 합의
2005년 6월 10일 미국 광우병 양성반응 소 재발생
2005년 11월 29일 농림부 가축방역협의회 개최
2006년 1월 13일 수입재개 합의
2006년 10월 30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후 첫 수입
2006년 11월 24일 1차수입분 뼛조각 검출
2006년 12월 1일 2차수입분 뼛조각 검출
2006년 12월 6일 3차수입분 뼛조각 검출
이시종 기자 lsj@
저작권자 © 식품외식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