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팬 조리, 친환경 포장 적용한 제3세대 밀키트 각광받을 것”
“원팬 조리, 친환경 포장 적용한 제3세대 밀키트 각광받을 것”
  • 박선정 기자
  • 승인 2021.11.04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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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 최진희 프레시지 콘텐츠 전략센터 콘텐츠전략2팀 부장
최진희 부장은 향후 요리공정뿐 아니라 쓰레기 배출까지 최소화한 ‘제3세대 밀키트’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프레시지의 ‘더이지’ 시리즈. 하나의 팬에서 라면처럼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이경섭
최진희 부장은 향후 요리공정뿐 아니라 쓰레기 배출까지 최소화한 ‘제3세대 밀키트’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이경섭 실장

프레시지 콘텐츠전략2팀 최진희 부장은 프랑스 르꼬르동블루 프렌치퀴진 디플롬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한국에서 오너셰프로 프렌치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이후 한국피자헛 R&D센터와 CJ프레시웨이 글로벌사업기획팀을 거쳐 현재 프레시지에서 백년가게, 지역맛집 등 굵직한 RMR 프로젝트의 상품기획을 총괄하고 있다. 

 

콘텐츠 전략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가. 
=한마디로 간편식 개발센터다. 어떤 상품을 어떻게 기획해 어떤 시장에 판매할지의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부서다. A라는 맛집이 있다면 그곳의 어떤 메뉴를 간편식으로 만들면 좋을지, 어느 정도의 가격대가 좋을지 등 간편식 개발의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콘텐츠 전략센터는 다시 2개의 팀으로 나뉘는데 전략1팀은 마케팅·홍보 업무를, 전략2팀은 IP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상품개발·컬래버레이션 기획 등의 업무를 진행한다. 

IP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나. 
=업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로, 인포메이션 프로바이더(Information Provider) 즉 정보 제공자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내가 순희네 김밥이라는 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다면 김밥이 바로 IP가 되는 거다. 어떤 신념을 가지고 순희네 김밥을 운영하는지, 메뉴는 어떻게 구성하고 식재는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 등 순희네 김밥이라는 브랜드의 운영 노하우를 통틀어 IP라고 표현한다. 순희네 김밥이 프레시지와 손을 잡고 간편식을 개발한다는 것은 이 IP를 모두 공유한다는 의미가 된다.

백년가게 국·탕선물세트. 백년가게 각각 업체의 RMR을 선물세트로 구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프레시지 제공
백년가게 국·탕선물세트. 백년가게 각각 업체의 RMR을 선물세트로 구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프레시지 제공

백년가게 사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백년가게는 중소기업벤처부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3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우수 소상공인을 발굴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하도록 지원·육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국 300여곳의 업소가 백년가게로 지정됐다. 

프레시지는 이중 외식업체와 손을 잡고 백년가게의 대표메뉴를 간편식으로 출시하는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10여개 제품을 출시했으며 계속해서 제품개발을 진행 중이다. 백년가게라는 하나의 지붕(브랜드) 아래 다양한 제품을 구성하는 형태로 단품뿐 아니라 선물세트 등 다양한 기획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백년가게로 선정된 모든 업체의 메뉴가 간편식으로 탄생하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백년가게로 선정된 업체의 상당수가 한식 업종인 특성상 중복되는 메뉴가 많다. 이미 시장에서 포화된 상품군에 백년가게 이름을 붙여 내놓는다고 해도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프레시지가 보유하고 있는 간편식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그 안에서 어떤 상품군이 부족한지를 분석한 뒤 계절성 등을 반영해 상품화 여부를 결정한다. 월평균 2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제조사 대비 프레시지의 경쟁력이 있다면. 
=제조뿐 아니라 유통 노하우까지 겸비했다는 것이 강점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판매할 곳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나. 프레시지는 온라인인 이커머스와 홈쇼핑은 물론 오프라인인 편의점 등의 탄탄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어 제품별로 가장 적합한 채널을 골라 선보이는 것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제조와 유통의 시너지가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백년가게의 메뉴를 RMR 상품화 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처음에는 경영주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이미 다른 제조사와 간편식을 개발하다 실패했던 이들의 경우 호되게 당했던 좋지 않은 경험 탓에 ‘그런 거 안한다’며 냉대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간편식시장이 커지고 프레시지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프레시지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들이 많아졌다. 외식업 경영주 입장에서는 내돈 한푼 들이지 않고 우리 브랜드의 대표메뉴를 간편식으로 출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닌가. 흔히 ‘밑져야 본전’이라고 하지만 전문기업의 노하우와 유통망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그 이상의 기회가 될 것이다. 프레시지와 함께 간편식을 출시한 백년가게 업소들 중 적지 않은 곳들이 매달 매출의 일정 부분을 연금처럼 꼬박꼬박 수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실패사례를 꼽는다면. 
=제주에서 유명한 음식으로 돼지뼈를 이용해 만드는 접짝뼈국이라는 메뉴가 있다. 제주의 줄 서서 먹는 맛집 이름을 걸고 레토르트 RMR로 출시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시장반응이 거의 없었다. 관광지에서는 줄을 서서 먹을 만큼 인기 있는 메뉴지만 정작 유통가에서는 너무 새롭고 생소한 메뉴였던 것이다. 사람들이 뭔지 모르니까 시도조차 안 하는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지나치게 유니크한 아이템도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 사례다. 

반면 유명 유튜버인 박막례 할머니와의 협업을 통해 만든 비빔국수는 평범한 메뉴임에도 큰 성공을 거둔 제품이다. 박막례 할머니의 재미있는 캐릭터에 프레시지라는 브랜드 파워가 더해져 시너지를 낸 것 같다. 결국 세상에 없는 신기한 것보다는 친근한 것에서 약간 비틀거나, 유니크한 셀링 포인트를 접목했을 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 

이는 간편식뿐만 아니라 일반 외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양념치킨을 하나 내더라도 그냥 양념치킨이 아닌 ‘의성마늘을 넣어 알싸함을 2배로 끌어올린 양념’처럼 식재료를 비틀거나, 곰탕이라면 ‘여분의 기름기까지 깔끔하게 잡아낸 곰탕’처럼 차별화를 위해서는 공정의 포인트까지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밀키트의 양과 인분수는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좋을까.  
=제품 유형별로 차이가 있지만 한식을 기준으로 보자면 1인분씩 포션돼 있는 소단량 상품이 대세다. 똑같은 3인분이라도 한꺼번에 3인분을 조리해야 하는 형태가 아닌, 1인분짜리 3개가 들어 있는 상품이 시장에서 환영받는다. 1인 가구와 3~4인 가구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구성, 다시 말해 다양한 고객층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밀키트 조리공정에 있어 포인트는. 
=밀키트는 집에서 만들기 어렵거나 귀찮은 음식을 편리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상품이다. 조리방법이 너무 번거롭거나 여러 개의 냄비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면 밀키트로서의 의미가 없다. 최대한 쉽게 만드는 방법과 순서를 계산해 레시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코로나19로 간편식을 구매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비닐포장, 플라스틱 등을 버리면서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같은 종류의 식재료를 함께 포장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거나 최소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고 조리순서가 다른 재료를 서로 합쳐 놓을 경우 조리과정이 오히려 더 번거로워질 수 있으므로 여러번의 테스트를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RMR을 출시하려는 외식업체에 도움이 될 만한 팁이 있다면. 
=승패를 가르는 것은 품질이나 가격이 아닌 시장조사다. 출시 전 시장조사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 시장조사 없이 개발에만 공을 들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시장에 이미 똑같은 것이 있다면 경쟁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시장에 어떤 제품이 있는지, 그것들이 어떻게 판매되고 있는지, 고객 반응은 어떤지 등 개발 전 면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시장조사를 통해 고객 니즈를 파악한 후에 제품을 개발해도 늦지 않다. 

앞으로의 간편식시장을 전망한다면. 
=모든 재료를 한팩에 담은 뒤 스킨포장을 적용한 새로운 유형의 제품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밀키트 자체의 부피와 요리공정뿐 아니라 쓰레기 배출까지 최소화한 ‘제3세대 밀키트’다. 

급속냉동한 각각의 재료를 하나의 트레이에 담은 후 스킨포장한 형태로 프레시지에서는 ‘더이지’(the EASY)라는 브랜드로 선보이고 있다. 포장을 뜯은 뒤 재료를 냄비 또는 팬에 넣고 5분만 조리하면 국이나 탕, 볶음류 등 다양한 요리가 완성된다. 국내에서는 프레시지가 가장 먼저 선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간편식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동시에 편의성과 친환경에 대한 니즈도 함께 증가할 것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제3세대 밀키트가 더 큰 주목을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 

일반 외식업체도 프레시지와 협업해 간편식을 만들 수 있나. 
=물론이다. 아직까지 ‘전문업체와 손을 잡으면 우리만 손해를 보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협업을 두려워하는 외식업 경영주들이 많다. IP를 공유하는 것을 모든 노하우를 뺏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간편식을 만들 때 소요되는 개발비용만 해도 수백만원이다. 출시 후에는 마케팅 예산도 필요하다. 이런 것들을 다 따진다면 프레시지와의 협업이 얼마나 큰 메리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지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온 제안서는 한건도 빠짐없이 검토한다. 제안서를 보낼 때는 협업을 하고 싶은 이유와 브랜드의 히스토리 등 경쟁력을 구체화할수록 좋다. 프레시지 브랜드를 집중분석해 30장 분량의 PPT를 만들어 보낸 곳도 있다. 백년가게가 아니더라도 가능성 있는 브랜드라면 얼마든지 협업할 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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