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구충제로 죽지 않는 강한 흡충류… 금속 물질 등 안전사건 올해 4번

맥도날드의 생선살 버거에서 발견된 이물질에 소비자들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고래회충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되었음에도 한국맥도날드(대표 김기원, 이하 맥도날드) 측은 관련 제품의 전수 조사는커녕, 아직까지 해당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문도 내지 않고 있다. 이물질 발견과 함께, 사건 대처 방식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문제의 이물질 사건은 지난달 초 경기도 이천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A 씨는 ‘휠레 오 피쉬’ 버거에서 흰색 실처럼 보이는 이물질을 발견했다. 그의 자녀가 해당 버거를 먹고 복통으로 병원에 입원해 본사에 사고 접수를 했지만, 맥도날드는 합의금을 제시하며 조속한 매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아직 문제의 제품을 맥도날드에 제공하지 않았고 합의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맥도날드는 입장문을 통해 “문제의 버거 회수가 불가능해 현재 이물질의 정확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객님으로부터 접수된 사진으로는 기생충의 일종인 ‘고래회충’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고래회충이 유력하다는 입장이다. 고래회충은 ‘아니사키스’라 불리는 선충으로 바다 어류를 날것으로 먹을 때 주로 감염된다. 인체에 들어오면 위장을 파고들어 강한 복통, 구토, 고열 등의 증상을 일으키다 3주 후 유충 상태로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성이 강해 프라지콴텔와 같은 처방전이 필요한 구충제에도 사멸되지 않는 흡충류다.
식약처 자료에 의하면 고래회충 감염은 철저한 예방만이 최선의 대안이다. 어류를 60도 이상의 온도에 1분 이상 가열하면 소멸되지만 개인의 건강 상태와 알레르기 반응에 따라 통증이 유발될 수 있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맥도날드의 주장대로 문제의 제품이 71도까지 가열 조리되어 고객에게 제공된다고 해도 A 씨의 자녀처럼 심한 복통에 시달릴 수 있다.
맥도날드는 “동일 제품에 대해 유사한 사례는 발견되고 있지 않으나, 재발 방지를 위한 매장 차원의 점검을 완료하였고 공급 업체와 추가적인 확인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맥도날드는 고래회충이 발견된 매장에서만 재발 방지 점검을 진행한 상태다. 문제의 제품은 맥도날드 버거 중 유일한 생선살 제품으로 전국 매장에 공급돼 재차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사안이다. 취재 결과, 맥도날드는 해당 상품의 전수 조사도, 공급업체의 변경도 진행하지 않았으며 판매 중단 조치 계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식재료를 전량 회수해 폐기하거나, 해당 버거를 단종시킨다는 논의나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맥도날드는 올해 초 달팽이에 이어 7월에는 철사, 9월에는 벌레가 버거에서 발견된 바 있다. 고래회충까지 유사한 식품 안전 사건이 4번이나 연이어 일어났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당사는 지적받은 내용에 대해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 보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제품만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