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영세상인 피해 외면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영세상인 피해 외면
  • 육주희 기자
  • 승인 2023.07.0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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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때보다 매출 하락… 제2 광우병 사태 우려
지난 6일과 7일 저녁 시간때에 방문한 서울 가락몰 수산물시장 내 회센터(왼쪽)와 노량진수산물시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으로 고객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김종훈 기자 kjh@
지난 6일과 7일 저녁 시간때에 방문한 서울 가락몰 수산물시장 내 회센터(왼쪽)와 노량진수산물시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으로 고객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김종훈 기자 kjh@

 

# 20여 년간 안양에서 대형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P 사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매출을 묻자 한숨부터 쉬었다. “매출이 우려했던 것보다 적게 감소해 다행이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매출이 크게 감소할텐데 어떻게 대책을 세워야 할지 모르겠다. 코로나19 위기도 극복하고 이제 겨우 한숨 돌렸는데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다면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 “어제 매출이 평소의 20% 남짓 되는 매출을 올렸어요. 코로나19 위기가 극심할 당시도 이보다 좋았는데…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보다 못한 매출이예요.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기 시작하면 이보다 더 심각할 텐데 장사를 계속 해야 할지 아니면 당분간 휴업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6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내 회 타운에서 30여 년을 장사해 온 K 사장은 썰렁한 매장을 가르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수산시장· 횟집·스시집 등 매출 급감
그나마 단골이 많아 호황을 누리던 횟집은 아직 매출이 급감한 상황은 아니지만 오염수가 방류되면 매출이 급감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노량진시장과 가락시장 등 수산시장과 회센터가 밀집돼 있는 매장들은 매출이 급감했다. 기자가 방문한 6일 8시30분경 평소 같으면 술판으로 가득한 가락시장 내 회센터는 2~3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을 뿐 한산하다기보다 왠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평소 오후 11시까지는 고객들로 법석거려야 할 매장이 9시가 넘어가자 썰렁했다. 일부 매장은 이미 영업을 마친 상태다. 이곳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L 사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소식이 전해진 이후 내점고객이 크게 감소했을 뿐 아니라 그나마 이용하는 고객들도 1차만 간단히 하고 돌아가 회센터 전체가 일찍 마감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기가 올 여름 확실시되면서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은 물론 가락시장 등 수산물을 취급하는 매장마다 매출이 급감했다. 전국의 횟집, 스시 전문점 등 해산물을 주메뉴로 하는 외식업체들의 매출 역시 급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대다수 횟집 등 수산물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 당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수산시장 상인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논란이 광우병 사태 당시처럼 퍼질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광우병 사태 당시 수많은 국민들이 팩트를 외면하고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난다’, ‘미국산 소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는 등의 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괴담을 믿고 각종 집회에 참여했다. 일부 언론의 광우병 관련 보도를 보면 도저히 미국산 소고기를 먹을 수 없었다. 이런 끔찍한 괴담과 과격한 행동이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속에 퍼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전국을 돌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을 증폭시키는 장외집회를 개최해 입에 담기도 불편한 말들을 쏟아내는가 하면 서명운동을 하고 단식을 하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 

갈수록 거칠어 지는 여론전․괴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이 커지면 커질수록 피해를 입는 것은 수산물을 취급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그리고 영세어민을 비롯한 수산업자들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여기서 얼마나 더 매출이 추락할지 두렵기만 한 것이 관련 상인들의 심정이다. 이들의 아픔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정쟁에만 매달려 갈수록 거칠어지는 여론전과 괴담에 관련 상인들은 “제아무리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해도 믿지 않는 고객들이 많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오죽하면 수산업자들이 국회를 찾아가 무릎 꿇으며 “더 이상 논란을 키우지 말아 달라”고 하소연 했을까. 

국내․외 전문가들 안전성 인정
지난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방류 최종 보고서에서 “다핵종 제거설비(ALPS)를 거친 처리수는 인체와 환경에 위험하지 않다”고 밝힌 이후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최종 보고서를 밝히기도 전에 이미 “IAEA가 내놓을 보고서는 전혀 과학적이지 않을 것이며 일본 측의 입맛에 맞게 정치적으로 짜 맞추기식 보고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AEA가 최종 보고서를 내놓자 이번에는 “IAEA가 깡통 보고서를 내놓았다”며 평가 절하했다. 

국내 전문가는 물론 한국 출신 해외석학들까지 나서 “선진국 정치인들은 한국처럼 과학적 사실을 외면하면서까지 정쟁 도구로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이슈들은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공론화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상식적인 해결 방안”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바라보는 국내 시각은 전혀 과학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은 극단적인 대립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논란이 일고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논란과 괴담을 극복하려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정부와 과학자들이 설득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완전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정부와 과학자들이 끝까지 인내하며 팩트에 의한 홍보와 토론을 이어가는 것만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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