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 ‘로코노미’ 열풍…차별화된 경험 소비자 공략
식품․외식업계 ‘로코노미’ 열풍…차별화된 경험 소비자 공략
  • 강수원 기자 wasser@,김종훈 기자
  • 승인 2023.07.21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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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가치소비 트렌드, 지역 사회와 유대감… 특별한 경험 위해 소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동네 빵집, 술집, 식당 등 근거리 소비 트렌드 확산
경주의 대표적인 상권 황리단길의 경우 구도심을 중심으로 한옥을 활용한 외식업소, 상가 등이 한국적인 분위기의 SNS 핫플레이스로 거듭나면서 2030세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지역의 골목상권 역량 분석발표에서 황리단길을 MZ세대 감성을 갖춘 상권이라고 발표했다.사진=이경섭 실장
경주의 대표적인 상권 황리단길의 경우 구도심을 중심으로 한옥을 활용한 외식업소, 상가 등이 한국적인 분위기의 SNS 핫플레이스로 거듭나면서 2030세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지역의 골목상권 역량 분석발표에서 황리단길을 MZ세대 감성을 갖춘 상권이라고 발표했다.사진=이경섭 실장

식품·외식업계에 ‘로코노미(Loconomy)’ 열풍이 여전히 뜨겁다. 로컬(지역, Local)과 이코노미(경제, Economy)의 합성어인 로코노미는 지역 기반으로 소비하려는 경제활동이다. 특히 먹거리에 있어서 지역색이 담긴 차별화된 식재료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가치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식품·외식업계에 지역성을 강조하는 로컬바람이 지속되고 있다. 

10명 중 8명, 로코노미 식품 구매 경험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로코노미 활용 식품 관련 U&A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81.6%)이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하는 이유로는 ‘지역 특색이 반영된 점이 이색적’이라는 응답이 49.6%(중복응답),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39.2%로, 지역 특색이 가장 큰 구매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원산지가 보장되어서’가 27.6%, ‘재료의 신선도가 높아서’가 21.9%로 제품의 품질이 주요 구매 요인으로 꼽혔다. ‘생산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21.6%),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20.7% 등 가치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모습 또한 로코노미 상품 구매 결정에 있어 영향을 미쳤다. 구매 이유를 연령대별로 살폈을 때, 2030세대의 경우, ‘SNS에서 인기가 많고’ (20대 23.6%, 30대 14.4%, 40대 10.5%, 50대 9.1%) 로코노미 식품이 ‘특별한 가치가 있어’(20대 28.2%, 30대 27.5%, 40대 20.4%, 50대 19.8%) 구매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SNS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2030세대에게 로코노미 식품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반면 중장년층의 경우 원산지가 확실하며(20대 17.6%, 30대 24.8%, 40대 28.3%, 50대 41.7%) 재료가 더 신선할 것 같다(20대 13.9%, 30대 14.4%, 40대 25.7%, 50대 36.4%)는 점을 구매 이유로 언급해 지역 특산품 자체로서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게 평가한 응답이 많았다. 

로코노미 식품은 대체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음료나 베이커리류(58.5%, 중복응답), 지역 제조사가 생산한 식품류(41.9%), 지역 특산물을 첨가한 가공 식품류(40.9%)를 구매한 경험이 많았으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외식 메뉴(31.4%)와 즉석 식품류(25.1%)가 그 뒤를 이었다. 

BGF리테일은 지난 1월 지역 농가 상생 프로젝트로 전라남도 진도군 특산물인 대파를 활용한 대파 불고기 간편식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번 대파 불고기 간편식 시리즈를 통해 3월까지 소진할 것으로 예상하는 대파의 양은 약 30t이다.사진=BGF리테일 제공
BGF리테일은 지난 1월 지역 농가 상생 프로젝트로 전라남도 진도군 특산물인 대파를 활용한 대파 불고기 간편식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번 대파 불고기 간편식 시리즈를 통해 3월까지 소진할 것으로 예상하는 대파의 양은 약 30t이다.사진=BGF리테일 제공

로컬인기에…유통업계 필수 마케팅

요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로코노미 식품 중 하나는 익산농협에서 출시한 ‘생크림찹살떡’이다. 생크림 찹쌀떡은 지역에서 매입한 쌀을 베이스로 생크림, 크림치즈 등의 속재료를 채우고 겉면에 카스텔라 가루를 입혀 젋은 층의 입맛에 맞도록 개발됐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완판 행렬을 이어갔고 오프라인 구매를 위해 전국에서 소비자들이 몰려 새벽부터 줄을 서는 등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생크림찹쌀떡은 지난해 기준 누적 판매량 70만 개로 추정되고 있다. 인기가 계속되자 올해 1월 편의점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은 익산농협과 ‘차별화 상품 개발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익산 농협 생크림 찹쌀떡 판매 채널을 GS25와 GS더프레시로 확대키로 했다. 

또한 ‘쌀 소비 촉진을 위한 K-디저트 공동 개발’, ‘익산 먹거리 알리기 공동 캠페인 전개’ 등을 통해 올해 안으로  ‘익산쌀’을 활용한 새로운 디저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로코노미 마케팅이 유통업계 필수로 자리 잡으면서 특히 편의점 업계가 간편식 등에 지역 특산물을 전면에 내세워 출시하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1월 지역 농가 상생 프로젝트로 전라남도 진도군 특산물인 대파를 활용한 대파 불고기 간편식 시리즈를 선보였다. 

모두의 맛집 전통시장 모집 포스터. 모두의 맛집 시리즈의 올 1월부터 5월까지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늘었다. 사진=현대그린푸드 제공
모두의 맛집 전통시장 모집 포스터. 모두의 맛집 시리즈의 올 1월부터 5월까지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늘었다. 사진=현대그린푸드 제공

대파 불고기 간편식 시리즈는 대파와 궁합이 좋은 돼지 불고기를 활용한 상품으로 △진도대파 정식 도시락 △진도대파 불고기 김밥 △진도대파불고기 삼각김밥 △진도대파 핫도그 등 총 4종이다. CU는 진도군 외에도 전라북도, 포항시, 창녕군 등과 손잡고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우리 농가 농특산물을 활용한 간편식 시리즈를 20종 이상 출시하고 있다. 

특산물뿐 아니라 지역 맛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RMR(레스토랑 간편식)형태로 선보인 제품도 인기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2021년 11월 지역 맛집과 협업한 RMR 브랜드 ‘모두의 맛집’을 론칭했다. 지역 맛집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다품종 생산시설 ‘스마트 푸드센터’를 통해 맛집의 맛과 식감을 유사하게 구현했으며 현재 24종의 제품을 생산 중이다.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모두의 맛집은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월 ‘모두의 맛집’ 시리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신장했다.

CJ푸드빌은 지역 특산물을 해외로까지 확장하는 동반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경남 남해군과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남해 마을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뚜레쥬르, 빕스 간편식 제품 등을 선보여 왔다. 

CJ푸드빌은 올 2월 미국에도 갈릭치즈크라상, 갈릭크림치즈브레드, 갈릭딥브레드 등 뚜레쥬르 베이커리 제품을 출시했다. CJ푸드빌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남해 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판로를 해외로까지 확대 제공하고자 미국에도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뚜레쥬르의 남해 마늘 활용 제품은 미국에 출시된 이후 지난달 말까지 불과 3개월 만에 14만 개에 달하는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강원도 춘천에는 춘천의 명물 닭갈비 만큼이나 인기를 얻고 있는 ‘감자빵’이 있다. 농업회사법인 밭의 최동녘·이미소 공동대표가 지난 2020년 개발해 선보인 빵으로 국산 품종의 감자 로즈홍감자, 청강감자, 흰감자 등으로 빵을 만든다. 1일 매출 4000만 원, 연매출 200억 원을 달성했다. 주말이면 강원도 춘천시에 있는 ‘카페 Batt(밭)’은 감자빵을 구매하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진=정태권 기자 mana@
강원도 춘천에는 춘천의 명물 닭갈비 만큼이나 인기를 얻고 있는 ‘감자빵’이 있다. 농업회사법인 밭의 최동녘·이미소 공동대표가 지난 2020년 개발해 선보인 빵으로 국산 품종의 감자 로즈홍감자, 청강감자, 흰감자 등으로 빵을 만든다. 1일 매출 4000만 원, 연매출 200억 원을 달성했다. 주말이면 강원도 춘천시에 있는 ‘카페 Batt(밭)’은 감자빵을 구매하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진=정태권 기자 mana@

코로나19 계기로 더욱 주목받은 로컬문화

로컬문화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더욱 대두됐다. 식품·외식업계 로코노미 열풍을 두고 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행동반경이 줄었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동네 빵집, 술집, 식당 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근거리 소비 트렌드가 정착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당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경북 경주, 전남 담양, 강원도 춘천 등 국내 인기 여행지가 2030세대 에게 더욱 인기를 끌었다. 

경주의 대표적인 상권 황리단길의 경우 구도심을 중심으로 한옥을 활용한 외식업소, 상가 등 한국적인 분위기에 SNS 핫플레이스로 거듭나면서 2030세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데이터랩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여름휴가 기간(6~8월) 동안 경주시를 찾은 외부방문자는 1274만3614명으로 전년(1033만3996명)보다 23.3% 증가했고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지역의 골목상권 역량 분석발표에서 황리단길을 MZ세대 감성을 갖춘 상권으로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나이스비즈맵 상권분석 결과 황남동 일대 일반 한식집의 주요 고객은 20대 여성이 17.5%로 가장 많았고 30대 남성 16.6%, 30대 여성 16.5% 순으로 나타났다. 커피전문점 고객 비중은 20대 여성 19.9%, 30대 여성 18.2%, 30대 남성 15.9% 순으로 집계됐다. 

관광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뿐 아니라 경주에 머물고 싶은 청년들이 지역의 콘텐츠를 직접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고 있는 사례도 있다. 로컬 콘텐츠 기업 마카모디는 지역에 머무르고 싶은 청년을 중심으로 경주의 어촌인 감포의 자원 가자미를 활용한 식당 운영, 관광콘텐츠 개발, 폐건물을 리모델링한 카페를 운영한다. 단조로운 어촌마을에서 이뤄지는 청년들의 프로젝트는 지역에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지역에 활기를 찾아줬다. 경주시청 청년정책팀 김기현 주무관은 “감포의 해녀, 선장 등 감포 지역민들과 청년들이 소통하면서 마을 자체에 활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외에 경주의 도자기, 지역을 기반으로 생산하는 맥주 등 경주만의 콘텐츠를 활용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 나가고 있다. 

전남 담양의 경우 지역 특산물 딸기, 대나무 등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담양산 댓잎과 딸기로 만든 담양샌드와 대나무 케이크로 디자인상을 수상한 담양제과가 대표적이다. 1만 평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 카페 옥담 역시 담양산 딸기 등을 활용한 메뉴가 인기다. 이에 따라 담양군청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진행한 농특산물을 활용한 디저트 개발 공모전을 통해 댓잎죽순 양갱, 떡갈비 파이, 딸기 수플레 등을 선정하고 해당 외식 업소에 사업비를 지원한다.

강원도 춘천은 춘천의 명물 닭갈비 만큼이나 인기를 얻고 있는 ‘감자빵’이 있다. 감자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감자빵은  ‘농업회사법인 밭’의 최동녘·이미소 공동대표가 2020년에 개발해 선보인 빵이다.

국산 품종의 감자 로즈홍감자, 청강감자,흰감자 등으로 빵을 만든다. 직원 7명, 1일 매출 30만 원, 연매출 3억5000만 원을 시작으로 현재 직원 150명, 1일 매출 4000만 원, 연매출 200억 원을 달성했다. 감자 소비량도 연간 2000t에 달하고 있다. 메뉴도 감자빵에서 시작해 치즈 감자빵, 토마토바질 감자빵, 마늘 감자빵, 참깨 감자빵, 카레 감자빵, 불닭 감자빵 등 10가지 메뉴를 개발했다.

감자빵의 성공으로 카페도 유명해졌다. 2017년 문을 연 ‘카페 Batt(밭)’은 연간 80만~100만 명이 다녀가는 명소다. 주말이면 춘천을 찾아온 관광객들의 긴 줄이 늘어선다. 카페의 앞을 정원처럼 꾸며서 음료와 함께 감자빵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마켓컬리가 지난 5월 SNS 인기 빵부터 지역 대표 베이커리까지 130여 가지 제품을 판매하는 ‘인기 빵.ZIP’ 기획전에 감자빵이 포함돼 그 인기를 확인했다.

외식업계 한 전문가는 “지역성을 강조하는 로컬바람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면서 “소비자들은 지역의 지리적 배경과 문화 등이 담긴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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