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우산 공제금 지급액 40.2%↑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액 40.2%↑
  • 이동은 기자 lde@ 육주희 기자
  • 승인 2023.10.2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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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무자 448만 명, 역대 최대… DSR 61.5%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퇴직금’ 역할을 하는 노란우산공제의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공제금 지급액이 사상 처음으로 연 1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증한 대출금과 고물가·고금리 등 악화된 경기 상황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8월 폐업 공제금 지급액 8948억 원, 전년 동기 대비 40.2%↑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7만8065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지급된 6만145건보다 29.8%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공제금 지급액은 8948억 원으로 전년 동기(6381억 원) 대비 40.2%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공제금 지급액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노란우산공제는 소기업·소상공인이 생활 안정과 사업 재기를 위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제 제도다. 직장인의 퇴직금과 같은 개념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고 정부가 감독한다. 매달 혹은 분기별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폐업 시 원금과 연 복리 이자를 더해 돌려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공제금 지급 건수가 증가한 것은 폐업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연간 7만5000건에서 2020년 8만2000건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9만5000건으로 노란우산 출범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8월까지 7만5000건이 넘은 만큼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올해 연간 지급 건수는 10만 건을 넘기며 2021년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폐업 공제금 지급액은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7283억 원,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9040억 원, 968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8월까지의 지급액이 약 9000억 원에 다다르면서 연간 지급액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는 퇴직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은행 대출 연체, 국세 체납 시에도 압류되지 않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다. 이것을 깼다는 것은 그만큼 한계상황에 몰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 대출 잔액 1019조8000억 원... 은행 연체율도 상승세

은행 연체율도 상승했다.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4분기 0.26%로 전 분기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0.29%)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양경숙 의원은 “올해 폐업 공제금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가장 힘든 시기가 될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다양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중채무자 448만 명, 역대 최대

3곳 이상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있어 채무 불이행 위험이 큰 다중채무자 역시 448만 명으로 늘어 역대 최대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다중채무자 수는 448만 명으로 1분기(226만 명)보다 2만 명 증가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6%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다중채무자의 전체 대출 잔액은 572조4000억 원으로 1분기에 비해 3조3000억 원 줄었다.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1억2785만 원으로 1분기보다 113만 원 감소했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61.5%를 기록했다. 1분기(62.0%)보다 0.5%포인트 떨어졌으나 여전히 전체 소득의 6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상황이다. 

DSR은 대출받은 사람의 연간 소득에서 전체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기관 등은 DSR이 70% 내외 수준일 경우 최소 생계비를 제외한 소득 대부분으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다중채무자의 2분기 말 기준 연체율 역시 1.4%로 1분기보다 0.1%포인트 올라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 미만이거나 신용등급이 낮은(1000점 만점에 664점 이하) 채무자를 뜻하는 ‘취약차주’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2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 수는 126만 명으로 1분기보다 1만 명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취약차주 비중도 6.4%로 1분기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취약차주의 DSR은 67.1%로 1분기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3년 말 67.4%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양경숙 의원은 “고금리 추세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다중채무자와 취약차주 수, 대출 비중을 보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금융당국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련 위험 고리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채무재조정 등 선제적 조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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