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산업은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
“치유산업은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
  • 육주희 기자
  • 승인 2023.12.15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재수 스마트치유산업포럼 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세계적으로 건강과 안전이 인류의 관심 사항으로 주목 받으면서 치유농업, 산림치유, 치유관광, 치유음식 등 ‘치유’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분야에서 치유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치유산업을 기치로 스마트치유산업포럼을 창립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재수 스마트치유산업포럼 이사장(前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만나 치유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안재훈 실장

 

농수산업·의료·건강·관광·복지·음식 등 융복합해야
지방의 자연환경 등 기반으로 해 국토 균형 발전 기대

 

△치유농업, 산림치유, 치유관광, 치유음식 등 ‘치유’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분야에서 치유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치유산업이란 무엇인가.

“최근 ‘치유’나 ‘치유산업’이라는 용어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치유산업’에 대한 정의가 법적으로나 학문적으로 명확히 내려져 있는 것은 아니다. 치유산업은 ‘치유’라는 의학적 용어와 ‘산업’이라는 정책적 분야가 합쳐져 있는 합성어로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치유를 다루는 산업’으로 정의하면 될 듯하다. 건강과 안전이 인류의 중요한 관심 사항으로 주목받으면서 치유산업의 대두는 시대적 상황이 됐다. 특히 치유(healing)는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세계적 어젠다(Agenda)가 되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부작용으로 많은 국민들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됨에 따라 노인복지와 인간다운 고령사회를 위해 사회 각 분야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치유산업’이 미래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빠르게 발전되는 과정에서 올바른 개념 정립과 법령상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학계와 업계, 정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개념을 정립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현재 국내의 치유산업 현황은.

“치유산업은 정부가 주도하는 분야도 있고 민간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도 있다.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분야는 치유농업, 산림치유, 해양치유, 관광치유 등이 소관 법령과 부처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치유농업은 농촌진흥청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치유산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규정한 치유농업은 국민의 건강 회복 및 유지·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농작물 재배나 동물 사육 등 농업 활동으로 정신적, 육체적 치유를 얻고, 이와 관련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말한다. 

산림치유는 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산림청의 주도로 추진 중이며 약 10여년 전부터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등 여러 가지 법령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해양치유는 태양광, 기후, 바다, 갯벌, 해조류 등 여러 해양자원을 활용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으로 해양수산부의 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월 24일에는 전남 완도군에 약 340억 원을 들여 건설한 해양치유센터가 개장됐다. 관광 치유는 웰니스 관광(wellness tourism)이라고도 하며 거주지를 떠나 관광 자원에 기반한 웰니스 프로그램 경험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증진과 회복을 얻는 여행을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주도로 현재 관련 법령이 제정 중에 있다. 이외에도 음식치유, 매체치유 등 치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분야별로 근거 법령이나 관심 사항이 달라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치유산업은 농수축산업 등 1차 산업과의 연계가 깊은 것 같다. 치유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전제조건 등은 무엇인가.

“치유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앙부처 간 협력은 물론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민간과 거버넌스도 강화해야 한다. 산업계는 치유산업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힘써야 하고, 학계는 치유산업 교육, 치유산업 인재 양성이 필요하며, 국회는 입법화에 힘써야 한다. 또한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식품부는 치유농업 정책 개발과 조직확충, 교육 부서는 청소년 교육, 지방 대학 살리기, 지방 인재 육성 등과 연계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치유관광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하며, 행정자치부는 지방 소멸 방지와 연계해야 한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등 보험이나 의료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유럽 선진국에서는 치유농업을 복지제도뿐만 아니라 의료계와 연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치유산업이 건강보험 등 보건·복지정책과 연계해 서비스 대상자와 제공 기회를 넓히고, 보험, 복지, 요양병원, 요양원 등의 복지 시설과 연계해야 한다. 

향후 치유산업 전반을 다루는 가칭 ‘치유산업기본법’과 같은 치유 관련 기본 법령을 제정해 치유산업의 개념, 목적과 지향점, 영역과 주관 부서, 연구개발, 지원,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이사장님은 ‘스마트치유산업포럼’을 통해 치유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스마트치유산업포럼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현재 우리 정부가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부처 간, 정책 간 융복합이 잘 안된다는 점이다. 수많은 정책을 내어놓는데 과거 추진하던 것을 명칭을 변경하거나 포장만 그럴듯하게 한 것이 많다. 부서 간 유사한 정책도 너무나 많다.

치유산업 분야는 치유농업, 산림치유, 해양치유, 관광치유, 음식치유 등 다양하며 소관 부처도 농림축산식품부, 농진청, 산림청, 해양수산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다양하다. 치유산업은 전형적인 다부처 융합산업이다. 시대 상황이 융복합을 요구함에 따라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서로 발전시켜야 할 과제이다. 

스마트치유산업포럼은 이러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학자, 연구자, 의사, 현장 종사자, 사업가들이 모여 지난 5월 17일 서울에서 출범했다. 치유산업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정책 개발 및 치유산업간 융복합을 통해 산업을 건강하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모임이다. 특히 포럼 출범을 계기로 지방 소멸에 대응하고 융복합 사업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이사장님은 치유산업이 지방의 미래라고 주장하고 있다. 치유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치유산업은 지방의 산과 강과 들, 바다 등 자연환경이나 관광지 등 그 자리에 있어야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아름다운 자원을 기반으로 한다. 치유농업부터 치유관광, 치유음식까지 다양한 분야를 융복합한다면 산업 자체로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 증가와 복지, 의료, 요양, 병원 등과 연계해 안락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치유산업을 발전시킨다면 여기에 종사할 인력도 엄청난 규모이다. 이러한 자원은 인위적으로 수도권으로 이전할 수 없는, 지방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산업이므로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방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정부의 당면 과제인 지방 소멸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치유산업을 발전시킨다면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고 지방 소멸을 방지해 국토의 균형 발전을 기할 수 있다.” 

△여러 치유산업 분야 가운데 이사장님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농업․식품 관련 정부부처와 공기업 등 공공 부문에서 40여 년을 근무했다. 치유산업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만 가장 애착이 가고 나름대로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치유농업, 치유관광, 치유음식 분야에 관심이 많다. 치유농업이 2021년 관련 법령제정 후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고, 산림치유 역사는 10년이 넘는다. 치유관광도 법적 뒷받침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농작물 생산이나 가축 사육 위주의 생산농업에서 타 분야를 아우르는 치유농업으로의 전환은 농업인은 물론 환경과 생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자연에서 얻는 치유와 함께 음식에서 얻는 치유도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 현재 치유음식에 대한 연구나 활용사례는 어떠한가?

“치유산업 중 치유음식 분야가 가장 중요하다. 치유농업, 산림치유, 해양치유 등을 추진하더라도 바탕에는 음식이 자리 잡는다. 그러나 치유음식에 대한 정의나 법령상의 근거가 없어 대부분 민간에서 약선음식이나 한방음식을 치유음식으로 일컬으며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치유음식은 약선음식을 넘어 힐링을 포함하는 좀 더 큰 의미로 보면 된다. 다행히 농촌진흥청에서 12월 13일 치유음식에 대한 그간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전문가 토론회도 개최했다. 이를 계기로 개념을 잘 정립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한식의 세계화, 한식의 건강 기능성을 자랑하는데 치유음식에 대한 정의조차 제대로 내려져 있지 않는 상황이다.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식품·외식업계에는 치유산업이 어떤 식으로 접목·발전될 것으로 생각하나.

“치유산업은 농림수산 분야가 일차적으로 역할을 해야 하는 분야다. 국가 산업 전반을 조망해 보면 농업도 이제는 농산물 생산 중심에서 소비, 유통, 가공, 수출, 신소재 등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가 입체적으로 정책을 보는 눈을 기르고 ‘농산어촌’이 중심이 되어 먹거리를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식품·외식업계는 이미 한국 음식의 장점과 단점, 세계화의 문제점 등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한식 세계화도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하며, 그 사례가 치유음식이다. ‘힐링 푸드’라는 새로운 옷을 입혀 우리 음식을 발전시킨다면 한식의 가치가 더욱 빛이 날 것이다.” 

△향후 계획은.

“퇴임 후 대학(경북대학교 초빙교수, 동국대학교 석좌교수)에 근무하면서 대학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주로 농업정책을 다루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연구개발을 주로 하는 농촌진흥청, 공기업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을 두루 다녔다. 현장을 다니고 기업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치유산업의 중요성과 대학 등 지역사회와 연계 방안을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의 현재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데 치유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앞으로 치유산업을 발전시키고 사업화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 치유산업 정책을 개발해 미래 먹거리를 창조하는 것은 당면한 국가적 과제다. 보건, 노인, 복지, 환경 등을 아우르는 국가적 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 식품외식경제 정기구독 신청 02-443-4363
https://smartstore.naver.com/foodbank_4363/products/652113377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