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맛집’ 구내식당서 즐긴다… ‘급식의 외식화’ 바람
‘유명 맛집’ 구내식당서 즐긴다… ‘급식의 외식화’ 바람
  • 이동은 기자 lde@, 김종훈 기자
  • 승인 2024.03.21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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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업체, 유명 외식 브랜드 협업 통해 특별한 고객 경험 제공
외식 브랜드, 전국 판로 확대·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
CJ프레시웨이는 베이글 열풍을 불러일으킨 ‘코끼리베이글’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13일부터 27일까지 약 2주간 고객사 사내카페에서 코끼리베이글의 인기 메뉴 7종을 선보였다.
CJ프레시웨이는 베이글 열풍을 불러일으킨 ‘코끼리베이글’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13일부터 27일까지 약 2주간 고객사 사내카페에서 코끼리베이글의 인기 메뉴 7종을 선보였다.

‘저렴하고 편하게 한 끼 때우던 곳’이었던 구내식당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엔데믹 전환 이후 고물가 영향으로 구내식당을 찾는 이용객이 급증하자 급식업계가 외식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단체급식 업체들은 ‘줄 서는 맛집’으로 유명한 외식 브랜드와 손잡고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선보이면서 성장을 위한 본격적인 변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지난해 급식업계는 고물가로 인한 불황에도 주요 급식업체들이 줄줄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고물가의 장기화로 점심값 부담이 커지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단체급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특수를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단체급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급식 퀄리티에 대한 고객들의 기준과 입맛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급식업계는 빠르게 변하는 고객 취향과 선호를 사로잡기 위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정형화된 메뉴에서 탈피해 양질의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특식 강화 등 차별화 메뉴 제공과 함께 외식 브랜드, 스타 셰프와의 협업 등 급식의 외식화 전략을 강화해 구내식당 이용 고객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급식업체가 유명 맛집과의 콜라보레이션 메뉴, 간편식 상품, 비건 등 다양해지는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는 선택적 메뉴 구성 등을 선보이며 달라지는 식문화 트렌드에 발걸음을 맞춰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신메뉴 개발을 위한 연구 및 투자 확대, 자체 상품 또는 브랜드 출시, 미래형 푸드 서비스 모델 발굴 등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줄 서서 먹는 유명 맛집을 구내식당에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최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구내식당 급식 메뉴가 사내 복지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급식업체가 고객 만족도를 올리려는 회사 측의 입장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급식업계에는 ‘급식의 외식화’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급식업체들은 코끼리베이글, 런던베이글뮤지엄, 노티드, 아비꼬, 이차돌 등 내로라하는 유명 외식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특식 메뉴를 선보이거나 팝업스토어 운영으로 구내식당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동안 구내식당은 각자 배식을 받아 한자리에 모여 먹는 방식으로 운영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혼밥’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 간단히 식사를 즐기기 원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간편식 코너도 확대됐다. 급식업체들은 이러한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며 구내식당을 직장인들의 ‘핫플레이스’로 변화시키고 있다.

 


미니 인터뷰| 김진희 아워홈 홍보팀 책임

“맛·품질 유지한 채 대량화해 고품질 메뉴 구현해야”

 

‌▲외식 브랜드와의 협업 진행 시 효과는. 
=외식 브랜드 협업 메뉴 제공 시 구내식당 이용자 수는 평시 대비 130%가량 대폭 증가한다. 특식 메뉴 제공 시 고객 증가에 대비해 평소보다 식재료를 15~20% 이상 발주하고 메뉴를 준비하는데 대부분 전량 매진된다. 일부 점포에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협업 사례 중 가장 인기 메뉴는. 
=인기 브랜드와의 협업 메뉴 만족도가 높다. 이차돌의 인기 메뉴인 차돌박이와 된장찌개 세트를 한 끼 식사 메뉴로 구성해 제공하고 있는데, 푸짐한 고기 반상 차림으로 고객 반응이 좋다. 또한 유가네닭갈비 협업 메뉴는 일반적으로 구내식당에서 맛보던 닭갈비 메뉴와 달리 불맛을 첨가했고 푸짐한 채소와 고기에 특제 소스를 넣고 볶아 제공한다. 외부 음식점의 맛을 점심시간에 즐길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는 고객 반응이 많았다.

▲협업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외식 브랜드의 맛과 품질을 유지한 채 대량화해 고품질 메뉴로 구현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아워홈은 자체적으로 맛 품질을 테스트해 구내식당 이용 고객에게 외식 메뉴와 동일한 맛을 제공할 수 있도록 메뉴 선정부터 레시피 정립 등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외식 브랜드와의 협업 계획은.
=최근 헬시플레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건강식 브랜드와의 협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취식 트렌드를 반영해 테이크아웃에 적용 가능한 외식 브랜드를 발굴하고 있다. 시즌메뉴에 특화된 브랜드를 점차 강화해 이용 고객들에게 시즌별 이색 메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랜드 협업과 함께 팝업스토어도 추진해 외식 브랜드 맛 품질 구현은 물론 고객과의 접점 기회를 넓히고자 한다. 

 


 

CJ프레시웨이는 간편식 테이크아웃 코너 ‘스낵픽(SNACKPICK)’에서도 ‘서울페이스트리’, ‘태극당’, ‘쿠캣’ 등 외식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간편식 테이크아웃 코너 ‘스낵픽(SNACKPICK)’에서도 ‘서울페이스트리’, ‘태극당’, ‘쿠캣’ 등 외식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CJ프레시웨이, 간편식 테이크아웃 코너 ‘스낵픽’ 인기

CJ프레시웨이는 베이글 열풍을 불러일으킨 ‘코끼리베이글’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13일부터 27일까지 약 2주간 고객사 사내카페에서 코끼리베이글의 인기 메뉴 7종(플레인, 버터솔트, 크림치즈생크림 등)을 판매해 주목 받았다. 코끼리베이글은 오픈런(매장문을 열자마자 달려가듯 구매하는 행위) 베이글 맛집으로 전기 오븐이 아닌 화덕에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베이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이벤트 기간에도 모든 베이글은 당일 제조 및 공급됐다. 

약 2주간 사내카페에서 코끼리베이글의 인기 메뉴를 판매한 결과 총 3000여 개에 달하는 베이글이 판매됐다. 판매 첫날에는 고객들의 구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오프런 없이 인기 F&B 메뉴들을 사내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사 임직원들의 호응이 뜨거웠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CJ프레시웨이 측은 설명했다.

CJ프레시웨이는 간편식 테이크아웃 코너 ‘스낵픽(SNACKPICK)’에서도 ‘서울페이스트리’, ‘태극당’, ‘쿠캣’ 등 외식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스낵픽은 CJ프레시웨이 단체급식 고객사 전용 무인 테이크아웃 코너로 샌드위치, 샐러드 등 간단한 식사류부터 베이커리, 음료 등 디저트류까지 제공한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10월 페이스트리 도넛으로 유명한 디저트 카페 서울페이스트리와 협업해 스낵픽 전용 패키지 상품(시나몬, 티라미수, 글레이즈, 밀크크림 도넛 등)을 개발, 출시한 바 있다. 해당 상품은 일부 스낵픽 점포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한 고객사의 점포에서는 3000개에 달하는 물량이 출시 이틀 만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삼성웰스토리는 성수동 인기 빵집 밀도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구내식당 40여 곳에 테이크아웃 코너를 도입해 인기를 끌었다.
삼성웰스토리는 성수동 인기 빵집 밀도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구내식당 40여 곳에 테이크아웃 코너를 도입해 인기를 끌었다.

삼성웰스토리, 다양한 F&B 브랜드와의 협업 진행

삼성웰스토리는 식빵 전문 베이커리 ‘밀도’, 유명 도넛 브랜드 ‘노티드’, 분식 브랜드 ‘석관동 떡볶이’, 말차 전문 브랜드 ‘슈퍼말차’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구내식당에서 해당 브랜드 메뉴를 제공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삼성웰스토리는 균일한 품질의 협업 메뉴가 전국 구내식당에 원활히 공급되도록 대량 생산에 필요한 노하우와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외식 브랜드들은 전국 구내식당으로 판로를 확대해 더욱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인 밀도는 MZ세대 사이에서 이른바 ‘성수동 빵지순례 필수코스’로 불리는 인기 빵집으로, 삼성웰스토리가 운영하는 주요 구내식당 40여 곳의 테이크아웃 코너에 도입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월평균 9만 개가 판매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던 영남 지역의 한 구내식당에서도 5일 만에 밀도 식빵 1000개가 완판되기도 했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런치플레이션으로 구내식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새롭고 트렌디한 식음 경험을 원하는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F&B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비롯해 맞춤형 건강식 제공, 비건 메뉴 개발 등 구내식당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식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워홈은 구내식당 이용 고객에게 수준 높은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외식 브랜드 협업 메뉴 편성을 확대하고 있다. 카레 전문점 아비꼬와의 협업 메뉴.
아워홈은 구내식당 이용 고객에게 수준 높은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외식 브랜드 협업 메뉴 편성을 확대하고 있다. 카레 전문점 아비꼬와의 협업 메뉴.

아워홈, 차별화 프로젝트 ‘아워홈 플렉스 테이블’ 전개

아워홈은 구내식당 이용 고객에게 이색 경험을 선사하고 수준 높은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외식 브랜드 협업 메뉴 편성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내식당 차별화 프로젝트 ‘아워홈 플렉스 테이블(Flex Table)’ 캠페인을 기획, 전개하고 있다.

아워홈 플렉스 테이블은 고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매일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한 끼 식사의 즐거움’을 전하고자 기획한 캠페인이다. 인플루언서, 스타셰프, 인기 외식 브랜드들과 협업해 구내식당에 특별 메뉴를 제공하고 이벤트를 개최한다. 

지난해에는 플렉스 테이블의 일환으로 IT회사 구내식당에 ‘이차돌’과 함께 개발한 이차돌정식을 제공했으며 공학 연구개발 회사 구내식당에는 ‘유가네닭갈비’의 베스트 메뉴인 닭갈비와 막국수 세트를 선보였다. 이후 전국 구내식당 곳곳에서 ‘아비꼬’의 100시간 카레 세트, ‘킹콩부대찌개’의 ‘리얼햄 가득 부대찌개’, ‘포케올데이’의 훈제오리 현미밥 포케 등을 제공했다. 오는 4월에는 인기 족발 음식점 ‘만족오향족발’의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뜨거운 고객 반응에 힘입어 다양한 특식 메뉴를 꾸준히 개발, 현재 전국 사업장에서 월평균 20회 이상 특식 제공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본우리집밥이 인기 닭강정 프랜차이즈 ‘인생닭강정’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본우리집밥 본그룹본사점에서 특식 메뉴를 제공했다.
본우리집밥이 인기 닭강정 프랜차이즈 ‘인생닭강정’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본우리집밥 본그룹본사점에서 특식 메뉴를 제공했다.

본푸드서비스, ‘브랜드 데이’ 통해 차별화된 미식 경험 제공

본푸드서비스는 단체급식 브랜드 ‘본우리집밥’을 통해 급식의 외식화를 목표로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선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명 외식 브랜드의 메뉴를 본우리집밥 급식 사업장에서 선보이는 ‘브랜드 데이’ 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디저트 맛집으로 손꼽히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 일본식 생라멘 전문점 ‘히노아지’, 60년 전통의 장어덮밥 브랜드 ‘양산도’, 인기 한식 프랜차이즈 ‘남다른감자탕’ 등 다수의 외식 기업과 협업을 통해 급식 서비스에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첫 브랜드 데이 메뉴로 선보인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경우 임직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유명 디저트 맛집으로 대기 인원이 500여 명까지 몰리는 오픈런 성지로 손꼽힌다. 본우리집밥은 기존 본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무상 제공하는 조식 메뉴를 런던 뮤지엄 베이글의 시그니처 메뉴인 베이글, 플레인 크림치즈, 우유로 제공했다.

최근에는 본그룹 사옥 임직원 및 입주사 직원들에게 동원홈푸드와 함께 ‘동원 참치 정식 한상차림’을 제공했으며 흔히 볼 수 없는 전문 셰프의 생참치 해체 쇼까지 함께 선보여 직원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본우리집밥 관계자는 “‘브랜드 데이’ 당일에는 구내식당 이용객들이 기존보다 일찍 식당을 찾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그에 따른 이용객과 매출도 평소보다 평균 약 20% 높은 편”이라며 “다양한 연령대 이용객들의 음식 취향도 파악할 수 있어 향후 메뉴 구성에 참고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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