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전하는 행복전도사
웃음 전하는 행복전도사
  • 관리자
  • 승인 2007.05.0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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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기증한 CJ푸드빌 발산역점 배성환 씨
뒤늦게 사실 알려져 훈훈한 감동
“시간을 수술 전으로 돌리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아마 누구라도 그렇게 했었을 거예요. 고맙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CJ푸드빌 씨푸드오션 발산역점에 근무하는 배성환 씨(26세)가 혈액암을 앓고 있는 생면부지의 어린소녀에게 골수를 기증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배 씨는 지난 2월 적십자골수이식센터로부터 연락을 받고 정밀검사 과정을 거쳐 수술을 했다. 주위에 알리지 않고 비밀로 했는데 최근에 이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배 씨는 수술사실을 집에 알리지 못했다. 가뜩이나 외지에 나와 일한다고 걱정이 많으신데 골수이식수술을 한다고 하면 더욱 걱정을 하실까봐 그랬다는 것이다. 그는 속으로 부모님이 이해해주실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배씨의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봉사활동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의 이번 선행도 이런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 영향으로 오래 전에 적십자 골수이식센터에 기증동의를 하게 됐고 우연히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는 요즘 한달에 서너번쯤 서울 전농동에 있는 ‘다일천사병원’에 들린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무료병원으로 노숙자, 노인,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곳이다. 그는 정기적으로 이곳에 들러 기저귀도 빨고 청소도 한다. ‘한달에 몇 번 없는 휴일에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정색을 하며 이렇게 말한다.

“이건 남을 위한 선행이라기보다 저를 위한 일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이야기도하고 어리광도 부리고 그렇게 한참 놀다오는 걸요.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찌들었던 일상들이 깨끗이 씻기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해요.”

그는 남에 대한 배려심이 자연스럽게 몸에 베인 듯 했다. 이런 그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식업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전공은 기계공학(현 4년 재학중)이지만 일찌감치 진로를 외식업계로 정하고 조기취업을 선택했다.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것이 보수도 적고 힘이 들지 않냐’고 물으니 “지금 받는 보수도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직종이야 말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나의 꿈은 지금 회사에서 역량을 쌓아 훗날 외식업계에서도 알아주는 인재가 되는 것”이라고 당차게 말한다. 지금과 같은 고운심성과 열정이라면 그 꿈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오는 9월이면 주니어사원에서 시니어사원으로 한 단계 올라가게 된다.

인터뷰 후 배 씨는 기자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매장에서 알게 된 이화진이란 친구가 있어요. 그 애에게 좋은 만남 이어가자고 말하고 싶네요.” 쑥스러워하며 이렇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소년같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는데 배성환 씨야말로 ‘남에게 웃음을 전하는 ‘행복전도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시종 기자 l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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