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돈이 많아야 부자냐? 마음이 건강하면 부자지”
“통장에 돈이 많아야 부자냐? 마음이 건강하면 부자지”
  • 관리자
  • 승인 2007.06.1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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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찜할매’ 김공순 씨, 전 재산 1억원 불우환자 위해 쾌척
“통장에 돈이 많아야 부자야? 몸 건강하고 마음 건강하면 부자지. 통장 안에 들어있는 돈 모두 사회에서 번 돈이니까 당연히 사회에 내 놓는 거야.”

경남 진해시 이동에서 ‘아귀찜 할매’로 불리는 김공순(64) 할머니는 최근 서울아산병원에 평생 억척같이 모은 전 재산 1억원을 기부하며 이같이 말했다.
경남 진해시 이동에서 15년째 ‘할매 아귀찜’ 식당을 운영 중인 김공순 할머니의 인생은 험하다 못해 고통의 나날이었다. 공부를 맘껏 못한 것이 한이 됐던 할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에 가난한 사람들의 장학금으로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어릴 적 멋진 형사나 파일럿이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꿈으로만 남기고 지금까지 고향인 진해를 비롯해 부산, 하동 등을 떠돌며 식당일, 식모일, 공장일, 행상 등을 해왔다. 20년 전에는 우지 가공 공장에서 추락하는 바람에 척추를 다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5년간 입원치료를 받으며 할머니는 “못 배운 것보다 아픈데도 가난해 병원비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 더 괴롭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어려움을 겪은 사람이 어려운 사람들을 이해한다고 했던가. 학교나 장학재단이 아닌 병원에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이때부터 했단다.

그 뒤에도 할머니는 교통사고, 뇌출혈, 심근경색 등 자주 병원신세를 졌고 최근까지도 갑상샘 질환으로 병원을 계속 다녀야 했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나도 건강이 좋지 않지만 아직 가게가 있고 생활비 정도는 벌 자신이 있다”며 “내가 모은 돈이 좋은 데 사용되는 걸 보고 싶어 기부 하게됐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큰 돈을 모았냐는 질문에 “안 쓰고 안 먹으면 돈이 모이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은행에서 돈은 그대로 두면 이자가 안 붙는다고 펀드 등 다른데 투자하라고 자주 전화가 오는데 좋은 곳에 쓸 일이 있으니 그때까지 소중하게 맡아두라”고만 말했단다.
잘못된 것을 보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지적하는 성격이라 동네에서 ‘무서운 할매’, ‘욕쟁이 할매’로 불리기도 하지만 주위사람들은 ‘원래 속은 따뜻했던 분’이라고 말한다.

할머니는 그냥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했고, 많은 돈을 기부한 것도 아닌데 주위 사람들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할까봐 쑥스럽다고 한다.
“건강이 안 좋아서 걱정이지만 지금부터 차곡차곡 빈 통장이 채워지면 죽기 전에 또 한번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며 아프리카 등 기아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위해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이시종 기자 l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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