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엇갈리는 일본의 외식시장
명암 엇갈리는 일본의 외식시장
  • 관리자
  • 승인 2007.11.08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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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외식산업동향은 수도권과 지방에 따라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느냐 아니면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하느냐에 따라 운영상황이 크게 차이가 날뿐 아니라 인구수와 객단가, 업태별에 따라서도 매출액이 적지 않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전문잡지 닛케이레스토랑은 음식점경영주와 소비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음식점운영현황과 고객들의 기호도, 소비성향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우선 음식점경영주 269명을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어느 정도 상승했는지를 묻는 설문에서는 △지역별 △점포소재지 인구별 △업종별 △객단가별 등 크게 4가지 조건에 따라 그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결과는 매출액지수로 표시했다.)

동경과 홋카이도 매출액 두 배 차이, 지역간 격차 뚜렷

지역별로는 동경의 매출액지수가 45.8%로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북해도(홋카이도)의 경우는 -57.1%로 지난해 절반 정도의 매출액을 올리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 東海(7.2), 三縣(25.8), 中國(30.0) 등 수도권지역은 플러스성장을 기록한데 비해 홋카이도를 비롯해 큐슈(-10.0), 四國 (-45.4), 近畿(-10.2), 北陸(-33.3) 등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은 매출액이 지난해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돼 외식업환경이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 외식전문가는 “지역간의 격차는 소비자들의 소득격차가 반영되기 때문이며, 따라서 지방의 소규모 점포들은 앞으로도 더욱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또 “올해부터 베이비붐세대의 대량 퇴직이 시작되기 때문에 고객층이나 소비동향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1998년부터 2006년까지는 저가전략이 외식시장을 키우는 성장 동력이 돼 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이르렀다. 지금부터 외식업의 주요고객층이 될 베이비붐세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좋은 품질의 음식을 원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매출액지수가 플러스를 기록한 지역에서는 음식점의 51%가 객단가를 올렸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점객수가 늘었다고 답한 음식점이 74%에 달했다.

35만~50만 대도시와 1만~3만 소규모 도시 호조

외식점포가 위치한 지역의 인구별로 매출액지수를 조사한 결과 가장 호조를 보인 지역은 역시 인구가 35만~50만명 정도의 대규모 도시. 그러나 1만~3만명 정도의 소규모 도시도 의외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인구가 적은 도시는 외식업 하기가 힘들다’라는 정설을 뒤집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는 인구가 적은 도시는 그만큼 고객과 만날 기회가 많으므로 오히려 단골손님을 만들기가 쉬워지므로 고정수입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대형 체인점보다는 개인점포가 살아남기 쉬운 환경이 되기도 한다.

한편 외식업을 운영하기에 가장 좋지 않은 인구규모는 3만~5만명과 5만~10만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정도 규모의 도시는 인구수에 비해 음식점수가 너무 많고 대형 프랜차이즈업체들도 진출해 있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것이 운영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바, 우동, 이탈리안요리가 호조

다음은 업태별로도 매출액지수에 있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매출액지수가 높은 업태는 우동과 소바. 그 다음이 이탈리안요리, 스시, 프랑스요리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라면이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라면점의 매출부진을 위생에 두고 있다. 청결하지 못한 이미지의 라면집을 고객들이 외면하기 시작했으며, 이 와중에서도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한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라면집은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라면집에 이어 이자까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는 음주운전문제와 무관치 않다. 이와 함께 최근 일본에는 젊은층의 술 소비량이 급격히 줄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자까야에서는 지금까지 술이 위주가 되는 ‘술집’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와 알콜이 들어가지 않은 음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객단가별 양극화 현상 뚜렷, 5000엔~7500엔이 가장 호황

객단가별로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저단가와 고단가 사이에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5000엔~7500엔 사이의 고단가와 반대로 2000엔 이하의 저단가를 컨셉트로 하는 점포의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 한편 2000엔~4000엔의 중간가격대 점포는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고단가와 저단가 정책 중 어느 쪽을 선택하든 확실하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시대”라며 “다소 객단가가 높더라도 품질만 신뢰할 수 있다만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을 경영하는 한 경영주는 “최근 중국식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감이 고조되고 있는 정서를 고려해 좋은 식재만을 사용한다는 신뢰감을 고객들에게 심어주면서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이 주효했다”며 “갈수록 소비자들의 눈이 정확하고 엄격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경영주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대여성, 40대 남성 소비주체로 급부상

한편 닛케이레스토랑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경영주와는 별도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비실태를 조사한 결과 가장 소비성이 높은 연령대와 성별은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인 것으로 타나났다.

한 달에 지출하는 외식비 비율은 전 연령대에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전체 응답자 중 7.8%를 차지했으며 ‘약간 늘었다’는 26.6%, ‘변함이 없다’는 39%, ‘약간 줄었다’는 16.8%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소비의 주체로 주목받고 있는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음식점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청결한 분위기’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게 조사됐다.

이 외에도 소비자가 음식점에 바라는 점은 수도권과 지방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소비자가 외식을 할 때 고려하는 것은 ‘집에서 직접 만들기 힘든 특별한 요리를 음식점에서 먹고 싶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안심할 수 있는 요리를 먹고 싶다’가 다음을 이었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외식을 하고 싶다’, ‘일상적으로 먹지 않는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다’, ‘몸에 좋은 음식을 선택한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최근 시장이 커지고 있는 중식의 이용횟수와 금액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생각을 물었다.

이용횟수는 주요도시가 지방보다 2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용금액은 무려 3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세대별로 보면 30, 40대 여성이 이용횟수와 금액면에서 모두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영주와 소비자 사이에 서비스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보이는 질문이 있어 흥미롭다. 경영주는 최고의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 고객에게는 오히려 거부감을 주거나 그 점포를 다시는 찾지 않는 주원인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포는 두 번 가지 않는다’라는 질문에 대표적인 답변을 보면 다음 5가지로 정리된다.

△함께 동행한 지인과 대화중인데도 불구하고 종업원이 메뉴설명을 자세히 하는 경우 △점원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시끄러울 정도 △온갓 소품들로 인테리어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오히려 차분함을 느끼지 못한다 △매니저나 주인이 점원들을 손님이 보는 앞에서 야단치는 경우 △부탁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건배 제의를 하는 경우 등이다.

박지연 기자 p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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