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사장이 몽골에 간 이유
외식업체 사장이 몽골에 간 이유
  • 관리자
  • 승인 2007.12.0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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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형님 저 몽골 출장 왔어요. 12월 중순에 귀국해요. 급히 오느라 전화도 못 드려 죄송합니다.”

11월 23일 어느 업체 사장으로부터 들어온 문자 메시지의 내용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그가 몽골에 간 이유가 뭘까.

그는 몽골에 외식사업 진출을 위해 간 것이 아니라 농업투자를 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러 갔다. 넓은 몽골 토지에서 옥수수나 콩 등 곡물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러 간 것이다.

그는 얼마 전 필자에게 “최근 급등하고 있는 국제곡물가격의 추세가 향후에도 계속되리라 전망하고 해외농업투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사람도 지금 이 순간 지구촌 어느 농촌에서 곡물생산의 꿈을 키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지난 10월 22일자 신문 칼럼에서 이미 ‘식품외식기업은 농업에 투자하라’는 제목으로 업체들의 농업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마침 지난 4일 농림부가 주최한 ‘국제곡물가격 상승 영향과 대응전략’이라는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이 농업투자, 특히 해외농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서 퍽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해외농업투자는 1962년 3월 해외이주법이 제정되면서 중남미 국가로 농업이민을 가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러다가 1980년에 들어서 농업이민과 해외농업개발사업이 병행됐고, 1995년부터는 국제곡물가격의 불안정성이 심화돼 식량안보에 대한 재인식이 확산되면서 연해주를 중심으로 해외농업개발사업이 추진됐다.

그리고 2003년 이후에는 원화강세와 민간의 해외부동산 투자 확대, 기업의 해외농업개발에 대한 관심, 세계적인 곡물 메이저 존재의 필요성 인식, 농업부문도 해외진출이 가능하다는 기업가들의 자신감 등으로 해외농업개발투자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03년 이후 우리나라의 농림어업 해외직접투자는 급격히 늘어나 2006년말 현재 1억96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의 해외직접투자금액 266억 7900만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0.7%로 제조업(48.1%)이나 도소매업(13.9%) 등 다른 산업분야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3년 동안 투자금액이나 건수 면에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정부의 지원 정책 없이 추진되다보니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4일 심포지엄에서 해외진출 사례를 발표한 대순진리교회 산하 아그로상생 유기농 연구소의 정정철 부소장은 아그로상생의 러시아 연해주 지역 농업투자에 대한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국민 먹을거리의 26%만을 자급하고 있는 한국의 식량안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중국은 매년 1억t 이상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고 2025년에는 2억t의 수입이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은 매년 옥수수 700만t, 소맥 400만t, 대두 130만t 등 약 90억 달러의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으며, 일본은 연간 400억 달러 상당의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수입물량이 급증할 경우 과연 누가 중국을 먹여 살릴 것인지, 또한 미래의 한국은 현재와 같이 부족한 식량자원을 계속해서 수입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러한 면에서도 연해주 지역에 대한 농업투자는 미래한국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그런데 정작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식품외식기업들은 해외농업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다. 알로에 전문기업 유니베라와 풀무원 등이 고작이다. 해외농업에 대한 투자는 고사하고 국내농업에 대한 투자도 미약한 현실이다.

원료 농축산물이 자본재나 마찬가지인 식품외식기업들에게는 안전하고 질 높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국내농업이든 해외농업이든 식품외식기업들이 긴 안목에서 농업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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