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정운천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
<현장취재>정운천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
  • 관리자
  • 승인 2008.03.2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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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한 사적 얘기 및 막말 위험 수위
농림수산식품부 정운천 장관의 파격적인 언행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특히 취임 20여일을 맞은 공식적인 행사에서 새장관의 언행은 새로 추진하는 정책과 직결,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 그의 부적절한 언행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정운천 장관은 한국식품과학회가 이화여자대학교 이화 삼성 교육문화회관에서 지난 20일 개최한 ‘한국 식품산업의 진흥 방향’ 심포지움에 참석해 ‘식품산업 육성’이라는 주제로 축사 겸 특강을 했다.

이날 특강은 정 장관의 대외적인 첫 공식행사로 식품산업의 산학연 주축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식품산업을 흡수하게 된 농림수산식품부 정 장관이 식품업계의 환심을 사고 싶은 마음도 있고 또 주최측은 해당 장관이 축사에 이어 특강까지 하겠다고 하니 행사의 격이 높아질 것이라 판단,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강연회가 워낙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보니 하루 이틀 전에 만들어진 자료집에 정 장관은 식품공업협회 박승복 회장보다 먼저 5분여간 축사를 진행하기로 식순이 적혀 있었으며 수정조차 되지 않았다.

대개의 경우 축사를 하는 인사들은 축사를 마치고 바로 다음 일정을 위해 행사장을 나서다보니 오히려 다음 일정으로 시간이 빠듯한 박승복 회장의 축사를 먼저 듣고 일행이 빠져나가고 장내가 정리되기를 기다린 후 장관의 축사가 이어지게 됐다.

그러나 정 장관의 축사 및 특강은 너무 장관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해 빈축을 샀다.

정 장관은 “나는 내각 구성원 중 유일한 CEO 출신으로 힘든 환경에서도 역경을 딛고 일어선 점이 이명박 대통령과 비슷하다. 그런 점이 부각이 돼 장관에 발탁되지 않았나 싶다. 나 때문에 파인애플과 바나나 시장이 사라지고 대신 키위가 참다래라는 이름으로 1500억원 시장을 형성하고, 고구마가 새로운 건강기호 식품으로 부각돼 1000억원 하던 시장이 4000억원으로 확대된 것이다. 특히 영농조합이 600억원의 매출을 이룰 당시에도 나는 비서도 안 쓰고 차도 포텐샤 똥차를 타고 다닐 만큼 검소해 이번 청문회에서도 무사히 넘어가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나의 멘토는 이순신 장군이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 정읍 현감이었는데 1년 만에 7단계 승진한 전라좌수사가 되었다. 나 역시 얼마 전까지 600억원 매출을 올리는 영농법인 대표였으나 이제는 장관이 되었으니 7단계 이상 승진을 한 것이다. 처음엔 잘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되고 보니 장관도 별게 아니다. 모든 것을 걸고 뛰어들면 해볼 만하다. 전에 나를 알던 사람들은 그저 영농법인 사장으로 알지만 이제 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농어업에 밀물 시대를 열겠다’고 밝히며 그는 “내가 5.18 당시 해남으로 도망가 그곳에서 25년을 살았는데 해남의 밀물과 썰물을 보며 앞으로 힘찬 밀물처럼 살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말하는 등 1시간이 넘도록 개인적인 이야기에 주력, 심지어 사회를 맡은 경기대 식품생물공학과 이호 교수가 “장관님 시간 5분만 더 드리겠습니다”라고 할 정도였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정 장관은 앞으로 우리나라도 비만에 대한 식생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특정 회사를 지칭,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은 독약”이라고 까지 말했다.

주변을 의식한 뒤 발언 직후 “이런 말해도 되나? 장관이라 말을 아껴야 하는데 거침없이 하던 대로 하니 이해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한국 식품산업의 육성 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고 있는 SPC그룹의 모기업인 삼립식품 서남석 대표가 있어 듣는 이들을 더욱 당황케 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행이 너무 가볍다고 재임기간 내내 언론에 의해 표적이 되었던 것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농수식품부 대회의실에서 가진 식품외식업계와 소비자단체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그의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는 1시간 가까이 지속됐다.

그는 자신이 쓴 책 ‘거북선 농업’을 직접 보이면서 “이 책들 읽어보셨냐? 이 책은 농업분야에서는 유일하게 2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고 나의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나왔다”고 말하며 거북선 농업을 펼치겠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식품안전 관리 부문은 그대로 보건복지부에 남아있어 가뜩이나 보건복지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식품외식업계가 식품산업의 육성이라는 ‘환대’에도 불구하고 농림수산식품부에 적극적으로 다가설 수 없는 상황인데 장관의 경솔한 언동으로 인해 농수식품부와 식품외식업계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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