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사랑이다
돈보다 사랑이다
  • 관리자
  • 승인 2008.09.2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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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낭만의 계절 가을이다. 어느 시인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라고 읊었고, 어느 가수는 ‘올가을엔 사랑할거야’라고 노래했다. 고향 들녘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도 필자의 기억 속에서 한들한들거린다. 이처럼 가을은 여유와 낭만, 사랑의 계절이다.

그런데 2008년 가을은 그리 낭만적이지 못한 가을이다. 미국발 금융쇼크가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금융의 심장부이자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월스트리트가 폭탄을 맞은 격이다. 중국에서 발생한 멜라민 사태가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대기업 사장과 유명 시민단체 대표가 뇌물과 공금유용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을이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친구 중의 한 사람은 무슨 일을 하다 잘못됐는지 실패를 해서 부인과 이혼을 하고 거의 노숙자처럼 지내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모두가 돈 냄새가 진동하는 사건들이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고, 돈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는 황금만능주의가 무너지는 느낌이다. 미국의 어느 경제학자가 ‘자본주의는 자전거와 같다(Capitalism is bicycle)라고 한 적이 있다.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하는 순간 넘어진다. 자본주의도 성장하지 못하면 자전거처럼 넘어지게 되어 있다는 말이다. 숨 가쁘게 쉴 새 없이 자전거 폐달을 밟아야 하는 우리네 삶이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닌데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사랑을 생각하자. 사랑은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 돈 없이도 세상을 아름답게 살 수 있다. 내 가족, 내 친구, 내 직원, 우리 회사, 우리 사회, 우리 국가, 그리고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자. 그것만이 험악한 이 세상을 마음 편하게 살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소망’과 ‘믿음’ ‘사랑’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했다. 역시 사랑이 으뜸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랑을 실천하려면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사랑의 시를 읽으면서 평소 연습을 해야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시를 좋아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매일 아침 신문에 소개되는 한 편의 시를 읽는 일은 중요한 일과 중에 하나다. 그 중에서도 마음을 정갈하게 해주고, 삭막해지는 마음에 물을 뿌려주는 듯한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 시들을 좋아한다. 사랑의 시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내 자신에게 사랑의 감정이 생겨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매일 매일 그렇게 읽은 시 중에서 마음에 드는 시는 가위로 오려 뒀다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다시 펼쳐놓고 시에 몰입한다.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경쟁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살 수도 없고, 또 돈이라는 것을 등한시 하면서 살 수도 없다. 그러나 하루 한번 정도라도 ‘돈’이 아닌 ‘사랑’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필자는 ‘일체유심조’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이다. ‘돈을 보기를 돌 같이 생각하라’는 말이 있듯이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은 달라진다. 각박하고 험악하게 돌아가고 있는 세상이지만 여유와 낭만, 사랑의 마음으로 이 가을을 맞이하면 분명 세상은 달라 보일 것이다. 돈 냄새가 진동하는 세상을 살고 있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세상을 아름답고 마음 편하게 살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사는 삶이 곧 청렴한 삶이다. 다음과 같은 노래처럼.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 놓고 욕심도 벗어 놓고
강같이 구름 같이 말없이 가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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