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자존심 싸움
헛된 자존심 싸움
  • 관리자
  • 승인 2008.09.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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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같은 목적을 위해 겨루는 것이다. 목적이 같으면 경쟁이 생긴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난생 처음 자신의 형제와 경쟁을 시작하는 우리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끊임없이 상대를 바꿔가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 나간다.

사람 대 사람, 집안 대 집안, 기업 대 기업, 국가 대 국가 등. 일단 ‘나’와 ‘우리’ 앞에 ‘너’와 ‘너희’라는 존재가 나타나기만 하면 그 때부터가 경쟁의 시작이다.

최근 맥주업계의 라이벌인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의 경쟁이 눈에 띈다.

양 사는 ‘카스’와 ‘하이트’ 등 자사의 간판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를 각각 시장조사 업체에 의뢰한 뒤 자사의 선호도가 더 높게 나온 결과를 발표하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시작은 오비맥주다. 오비맥주는 시장조사 업체 ‘시노베이트’를 통해 조사한 ‘월별 브랜드 선호도’에서 지난 7월 ‘카스’의 브랜드 선호도가 36.2%로 ‘하이트’(34.4%)를 제친데 이어 8월에는 ‘카스’가 39%, ‘하이트’가 37.6%의 선호도를 보여 양 브랜드 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그러자 5일 후 곧바로 하이트맥주가 또 다른 자료를 발표했다. 오비맥주와 다른 시장조사 업체인 ‘리서치 인터내셔날’을 통해서 조사한 ‘맥주소비자 의식 및 태도 조사’가 바로 그것. 하이트맥주는 ‘선호도’ 및 ‘주음용 맥주’에서 ‘하이트’가 52%로 나타나 ‘카스’(28%)보다 2배 가까운 경쟁력을 보유했으며 격차는 지난해 보다 더 커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헛갈린다. 서로 다른 조사 업체, 조사 기간, 조사 대상 등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자사가 더 유리하게 나온 그럴듯한 수치들을 발표하며 양 측 모두 자신들의 제품이 더 인기가 있다고 한다.

두 집안의 싸움 덕분에 소비자들만 어리둥절하다. 그리고 허탈하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느 회사의 선호도가 더 높은가’ 보다는 ‘제품의 맛과 품질이 어떤가’가 더 중요하다.

기업들은 소비자보다 경쟁사만을 의식한 자료를 발표하며 자존심을 세울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품질의 제품으로 진정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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