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런 소신 있는 정치인이 있어 칭찬한다. 바로 한나라당 조진혁 의원이다. 인천 남동을 지역구 출신의 초선의원인 조 의원은 대학교수 출신으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이다. 그런 그가 최근 용기 있는 의정활동을 했다. 직영을 원칙으로 하는 현행 학교급식법이 문제가 있다면서 법률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조 의원은 개정안 발의에 앞서 지난 9월 11일 국회에서 이와 관련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위탁급식의 허용을 주장하는 패널에게 학교급식의 전면 직영화를 주장해온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물병을 던지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해 패널들이 국회 경위의 보호를 받으며 퇴장하기 까지 했다. 처음부터 공청회 자리를 지키고 있던 조진혁 의원은 공청회 말미에 다른 공식 일정으로 자리를 떴으니 망정이지 잘못하면 봉변을 당할 뻔했다.
공청회 당일 밤에 조 의원은 패널에게 전화를 했다.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자리를 먼저 떠서 죄송하다고. 그리고 공청회 장에서 벌어진 그런 험악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소신대로 법률안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로부터 두 달도 되지 않아 조 의원은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공청회를 전후해서, 그리고 개정안을 발의하기까지 이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조 의원을 얼마나 괴롭혔을 것인지는 보지 않아도 상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자 하는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과 관련해 학교급식 위탁사업자들이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조진혁 의원 사무실을 찾았다고 한다. 이 때 조 의원은 “내가 업체들 부탁 받고 한 것도 아니고 내 소신에 따라 한 것인데 나한테 감사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조 의원은 개정안을 발의한 후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밝혔다. “학부모들이 반대하고 있고, 직영전환의 유예기간도 있는데 왜 개정을 추진하느냐”는 MC의 질문에 “학교는 학교급식 말고도 중요한 일이 많은데 직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학교는 학교급식 때문에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자신의 소신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학교급식 행정은 그동안 일부 목소리가 큰 시민단체의 의해 좌지우지 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못 가고 있어도 이를 지적하면 과격한 행동을 하는 시민단체에게 몰매라도 맞을까봐 모두들 벙어리 냉가슴이었다. 그런데 여론을 의식하고 반대 세력이 생기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소신에 의해 용기 있는 행동을 한데 대해 박수를 보내며 그의 이런 의정활동이 결실을 맺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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