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세계화도 로드맵이 필요하다
한식세계화도 로드맵이 필요하다
  • 관리자
  • 승인 2009.02.27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정부(농림수산식품부)가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떡볶이도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떡볶이산업 육성T/F팀을 만들어 생산개발, 수출, 홍보마케팅 등 3개 분야 9개 사업에 5년간 140억 원의 정부예산을 투자하는 것으로 계획이 잡혀 있다. 3월 11일에는 경기도 용인시에 떡볶이 연구소가 개설되고, 3월 28일과 29일 양일간 ‘2009 서울 떡볶이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한다.

정부는 떡볶이산업 육성을 통해 현재 9천억 원 수준인 국내 떡볶이 시장을 1조6천억 원 시장으로 끌어올리고, 세계화를 통해 현재 90만 달러어치 정도 수출하고 있는 떡볶이용 떡을 크게 확대함으로써 떡볶이용 떡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쌀 소비를 현재의 4만t에서 10만t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목표다. 정부 관계자는 “떡볶이 프랜차이즈 업체가 30개나 될 정도로 길거리 음식인 떡볶이가 식당으로 들어와 외식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어 해외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겠다 싶어 세계화를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필자는 떡볶이를 세계화 하고자 하는 정부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을 생각은 없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겨 먹는 간식 떡볶이가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한식 세계화가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가’ 이다.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추진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고, 해외에 있는 한식당의 수를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한식을 어떻게 해서 세계화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나와 있지 않다. 그래도 어떤 종류의 한식(What)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마스터플랜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있어야 누가(Who), 어떻게(How) 세계화 할 것인가 방향이 잡힌다. 비전과 목표가 있으면 그에 도달할 수 있는 실행전략, 즉 로드맵이 있어야만 혼선 없이 빠르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그냥 ‘한식’을 세계화 하겠다고 외치고만 있지 어떤 한식을 어떻게 세계화 할 것인지에 대해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전략은 없다. 이런 가운데 농식품부에서는 떡볶이를, 어느 지자체에서는 아구찜을 세계화 하겠다고 하고 있다. 특히 떡볶이를 세계화 하겠다고 하는 농식품부의 경우 한식 세계화를 주요 업무로 하고 있는 식품산업정책단 산하 식품산업정책팀에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식량정책단의 농산경영팀에서 추진하고 있다. 어느 팀에서 추진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이 기본적인 로드맵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 각각, 중구난방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떡볶이를 세계화 하고자 하는 이유를 묻자 “한식 중에는 불고기, 김치, 비빔밥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빨리 전파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쌀 소비확대 차원 외의 또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필자는 지금까지 해외에서 한식 중에 떡볶이가 현지인들에게 선호도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나라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선호도나 인지도가 낮은데 무슨 근거로 빨리 전파할 수 있으며,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검증되지 않은 아이템을 주먹구구식으로 어설프게 추진하다가 생각대로 안 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한식 세계화와 관련해서는 나름대로 성공한 외식업계 CEO들 조차도 생각이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은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 고급형 한식당을 추구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패스프푸드형 한식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기업의 경우야 실패해도 자기 책임이니 뭐라고 말할 이유가 없지만, 적어도 정부의 예산이 들어가는 경우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예산을 낭비하지 않을 최적의 정책을 개발한 뒤에 추진해야 한다. 한식 세계화와 관련해 우리가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제대로 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르면 성공을 거둔 사례를 벤치마킹이라도 하면 된다. 일본은 ‘스시’ 하나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스시’ 애호가라면 ‘사케’, ‘라멘’에도 관심을 갖게 돼있다. 우리에게 ‘스시’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한식은 뭘까. 비빔밥이든 떡볶이든 지역별로 먹힐 수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심혈을 기울여 찾아내는 것, 그것이 한식 세계화 로드맵에서 가장 먼저 그려야 할 그림이 아닌가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