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사람’ 때문에 전기주방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람’ 때문에 전기주방 필요하다
  • 관리자
  • 승인 2009.06.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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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 주방장 A씨는 웍(중화요리용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갖은 채소를 넣어 재빠르게 볶아낸다. 조리 특성 상 화력을 최대로 높였기 때문에 주방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조리사 B씨는 하루종일 가스렌지 앞에서 요리를 한다. 그런데 일과가 끝날 무렵이면 머리가 지끈하고 속이 메스껍다. 동료들은 아무래도 가스를 많이 맡아서 그런 거라고 말한다.

외식업계에 친환경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전기주방을 이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효율 전기주방기기를 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주방은 연료비가 LPG보다 싸고 LNG와는 비슷하면서 가스주방보다 연료 효율성이 두배 이상 높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전기주방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 정부의 친환경 녹색성장 정책과 연관지어 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주방은 탄소저감이라는 근거로 정부차원의 설비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더불어 전기주방으로 주방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기자의 눈에는 이 ‘덧붙인 내용’이 쏙 들어왔다. 전기주방시설로 쾌적한 환경을 만들면 조리사들의 만족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럼 기존 주방시설에서 조리사들은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가. 주방에는 하루종일 가스기기가 돌아가는데 동시에 가스가 불완전 연소되면서 나오는 폐가스도 계속 나오게 된다. 특히 CO가스가 많은 폐가스에 노출된 조리사들은 어지럼증, 구토증 등 신체적 괴로움을 겪게 된다. 연탄가스를 잘못 들여마시면 일산화탄소중독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중화요리 조리사들은 어떤가. 엄청난 화력을 버텨내야 하기 때문에 체력도 저하되는데다가 눈썹까지 올라오는 불 때문에 시력도 나빠진다고 한다. 누구는 “땀으로 간을 한다”고 할 정도로 열기에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지경이다. 중화요리 조리사의 이직이 잦은 것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전기주방의 필요성을 말하고 싶다. CO가스와 맹렬한 불에 노출된 조리사들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최근 본지에서 외식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낮은 연봉과 기대 이하의 복지수준 때문에 이직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외식업소에서도 직원들의 복지수준을 높여야 한다.

조리사들의 복지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이미 전기주방 기술은 상당히 발전해있다. 인덕션렌지에서부터 전기튀김기까지 조리사가 원하는 제품은 시장에 널려있다. 최근에는 중화요리용 인덕션 웍도 개발돼 주방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꿔줄 수 있게 됐다.

누가 뭐래도 외식업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 맛이다. 음식 맛은 조리사 손에 달려있다. 조리사의 몸과 마음이 안정돼야 맛있는 음식이 나온다. 조리사가 최고의 능력을 펼쳐보일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숲을 보고 친환경 녹색성장을 거론하는 것도 좋지만 나무를 보면서 전기주방 설치를 주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밍키 기자 c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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