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가공 산업 활성화’가 성공하려면
‘쌀 가공 산업 활성화’가 성공하려면
  • 관리자
  • 승인 2009.08.24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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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는 쌀 소비촉진을 위해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가공용 쌀의 공급가를 한시적으로 30% 낮추는 한편, 쌀 제분공장의 설립을 추진하는 등의 쌀 소비 촉진 방안이 담긴 ‘쌀 가공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남아도는 쌀을 이용해 쌀국수를 만들고 쌀막걸리, 쌀라면, 쌀건빵 등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크게 늘리는 정책이다.

1960~70년대까지는 우리국민 대다수가 쌀밥을 먹기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심지어는 보리쌀이 섞이지 않은 밥을 도시락으로 싸 갔다고 벌을 받기까지 했다. 부족한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 분식장려운동을 벌여 일주일에 한두번은 분식을 먹도록 권장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쌀로 떡은 물론이고 엿을 만들거나 술을 만들어 먹지 못하도록 했다. 이 모두가 쌀이 부족한 탓이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누구나 감회가 새로워질 것이다.

밀가루에 익숙한 인식 변화 이끌어야

지난 1976년 통일벼가 개발되면서 쌀의 생산량도 크게 늘었지만 경제적 풍요로 인해 식생활의 큰 변화가 오고 이로 인해 쌀의 소비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도 원인이라 하겠다. 1인당 연평균 쌀 소비량은 1995년 106.5㎏에서 지난해에는 75.8㎏까지 줄어들었다. 성인한 사람이 1년에 쌀 한가마(80㎏)조차 먹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반면에 생산량은 460만~480만t에서 줄지 않고 있다.

또 쌀 개방을 유예하는 조건으로 매년 30~40만t의 외국쌀을 수입하고 있다. 이처럼 공급과잉으로 인해 매년 16만t에 달하는 쌀이 남아돌고 있으며 이를 보관하는 창고비만도 연간 2천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지불하고 있다.

남아도는 쌀을 대량으로 소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쌀을 이용해 가공 식품화 하는 방안이다. 지난 1990년대 초 ‘농산물 가공 산업 육성법’이 만들어 지면서 우리의 전통식품인 한과와 떡 등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일반화 되므로 인해 그나마 쌀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정부의 ‘쌀 가공 산업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대체 원료인 밀가루에 비해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밀가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

쌀막걸리·떡·한과의 세계화가 돌파구

또 고품질의 쌀가루 제조기술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도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핵심적인 제약 요인을 타파하기 위해 상품화를 위한 기술 확충, 가격경쟁력 제고, 소비촉진 등에 중점을 두고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잘 연구한다면 충분한 돌파구는 있다.

쌀을 가장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쌀 막걸리 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는 매우 바람직한 방법일 수 있다. 특히 일본 등지에서 불고 있는 막걸리에 대한 붐도 한식세계화 정책과 함께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떡이나 한과 등 우리의 전통식품을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경쟁력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한과와 떡을 수출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 시간이 흐르면 맛의 변질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반가공제품을 개발·수출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이밖에 고추장 등 쌀을 이용한 장류를 개발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이미 쌀을 이용한 고추장을 출시한 기업도 있다. 맛이나 품질 면에서는 쌀로 만든 고추장이 모든 면에서 월등한 것은 틀림없지만 가격 벽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 하는 과제로 고민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불황에서 가격이라는 벽은 쉽게 넘어 갈 수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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