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화려하고 실속 없는 ‘한식 세계화’
겉만 화려하고 실속 없는 ‘한식 세계화’
  • 관리자
  • 승인 2009.08.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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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한식세계화’라는 이름을 걸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4일 한식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해외 한식당의 표준인테리어 모델을 개발해 오는 10월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에 있는 한식당들의 인테리어를 일관성 있게 하고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하기 힘든 한식당들에게는 참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 취지인 듯하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발표를 접한 외식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그다지 신통치 않다.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해서 다져야 할 기초적인 일들이 아직 너무나 많은 상황에서 인테리어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일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요즘 정부가 한식세계화 정책을 추진하는 일련의 일들을 보면 겉모습은 화려한데 실속이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지난 5월 영부인인 김윤옥여사가 명예회장을 맡았고 각계 전문가 36명으로 구성된 한식세계화 추진단이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출범했다. 그러나 추진단이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뿐만 아니라 월드스타로 떠오른 비를 한식세계화 홍보대사로 위촉하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듯 떠들썩했던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정부의 화려한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8월 5일에는 농식품부가 전 세계 8억명의 네티즌을 향한 풀뿌리 한국홍보를 기치로 내건 민간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한식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바로 잡는 일뿐 아니라 우리음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이쯤에서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자국의 음식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두 팔을 걷어붙인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를 들여다보자. 일식세계화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민간조직인 일본식레스토랑해외보급추진기구(JRO)이 2007년 7월에 설립됐다.

JRO는 2007년 대만지부 설립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중국 상해, 방콕, 암스테르담, 로스엔젤레스, 모스코바, 스위스, 뉴욕, 싱가포르, 런던 등에 지부를 설립함으로써 출범한지 2년 만에 총 9개국에 10개 지부를 두고 있다.

일식조리법을 알리기 위해 각 나라별로 연구회를 많게는 3회씩 개최하는가 하면 세계적인 박람회로 꼽히는 NRA쇼에도 부스를 마련하는 등 다각도로 일본음식을 세계인들에게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또 1년에 한번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일식전문가들을 끌어 모아 국제포럼을 진행함으로써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기회로 만든다.

JRO는 또 미국의 Zagat사와 제휴해 미국인을 위한 일본식레스토랑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했으며,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인 스시를 제대로 알린다는 차원에서 맛있고 위생적인 스시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 책자를 일어와 영어 2개 국어로 발간하기도 했다.

‘일식 세계화’에는 유명한 월드스타도 없고 굵직한 멤버로 구성된 추진단도 없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세계인들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다.

박지연 기자 p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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