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주방기기의 대표적인 열원인 가스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주방기기를 전기제품으로 바꾼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친환경전기주방기기 시장 형성에 대해 “지금은 문화적 충돌단계”라고 말한다. 전기제품의 잇점은 알지만 새로운 경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앞을 가로 막는다는 것.
어느 전기주방기기 전문가는 “심지어는 외식업 경영주들도 상업용에서는 전기세에 누진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을 정도이다 보니 우리나라에 전기용 주방기기가 확산되기까지는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우리 정부정책의 화두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맞춰져 있다. 그럼에도 외식이나 단체급식 주방시설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 양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에 대해 인지하는 정부관계자는 거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전기주방기기를 설치했을 경우 이산화탄소 저감효과 뿐 아니라 주방 내 온도와 습도를 현저히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쾌적한 주방환경을 실현, 주방인력들의 근무환경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 동경전력에서 실험을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스주방기기를 사용하는 주방의 실내온도는 30℃를 웃도는데 반해 전기주방을 설치한 주방의 온도는 25℃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습도의 경우도 80% 이하를 유지함으로써 쾌적함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세균증식을 방지, 위생관리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준다는 것이 증명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연소식가스주방의 경우 최고 2500pm까지 올라가는데 비해 전기주방에서는 500ppm이하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극명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내에서도 전기주방기기의 효율성을 조사한 자료가 나왔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4월 인덕션렌지와 가스낮은렌지의 효율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같은 양의 물을 끓이는데 있어서 인덕션렌지가 가스낮은렌지보다 15분 빨리 끓었으며, 4시간 사용을 기준으로 전기요금이 가스요금보다 30%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전체 전기주방기기가 아니라 인덕션렌지에 국한된 실험이었지만 전기주방기기에 대한 데이터가 거의 없는 우리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다행히 지난 8월 결성된 ‘친환경전기주방기기협의회’가 요즘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는 10월 20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리는 ‘저탄소 녹색성장 박람회’에 ‘에코존’을 설치, 전기주방기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고 한다.
이제 주방기기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국내 업소용 전기주방기기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 및 선진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박지연 기자 pjy@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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