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서부터 메뉴를 개발한다
밭에서부터 메뉴를 개발한다
  • 관리자
  • 승인 2010.02.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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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 to Table(농장에서 식탁까지)’이라는 말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매우 익숙한 단어가 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멀게만 느껴지고 있어 안타까움이 앞서게 된다.

최근 정부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식품·외식산업을 총괄하도록 행정체계를 일원화하는 한편 식품·외식산업을 육성, 진흥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국내 식품·외식업계가 활성화되고 있는 분위기는 매우 바람직하다. 그동안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의 정책으로 옮겨지고 있는 것 역시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외식산업이 살아야 식품산업도, 농수축산업도 살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했다. 또 생산과 가공, 소비가 함께 이뤄질 때만이 외식산업도 진정한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주장도 오래전부터 해 왔다. 우리나라처럼 유통구조가 체계화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농수축산업인 1차 산업과 가공 혹은 전처리를 하는 2차 산업, 그리고 3차 산업인 소비·판매가 하나로 연결되는 6차 산업이 함께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日 외식기업, 직영농장 운영 확산

일본의 외식업계에서 성장하는 기업들을 보면 위에서 지적한 생산에서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 연결한 기업들이 크게 성장한 것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일본 이자까야(居酒屋)를 선도하는 와타미그룹과 콜로와이드그룹 그리고 햄버거 전문점인 모스푸드(주) 등을 손꼽을 수 있다. 또 스카이락그룹이나 로얄그룹 등 전통적인 외식기업들 역시 직영, 혹은 계약농장을 통해 양질의 식자재를 확보하는 한편, 생산이력제가 일반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와타미그룹의 경우 ‘와타미팜’이라는 별도 법인을 만들어 전국의 7개 농장 150만평에서 다양한 채소를 유기농으로 생산하는 한편 축산업도 함께 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채소를 전처리하여 이자까야 전문점 ‘와타미(和民)’와 ‘좌와타미(坐和民)’, 와타민치(わたみん家) 등 12개의 브랜드 600여 점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런 인지도 때문에 와타미그룹의 점포중 인기메뉴 1위는 샐러드가 차지하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전국 7개 농장에서 생산된 유기농 채소와 이를 이용하여 만든 쥬스 및 유가공 제품, 육류와 햄·소시지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들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직영농장 혹은 계약농장을 통해 생산과 가공 그리고 소비를 연결하면 우선적으로 고객에게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기에 해당 외식업체에 대한 신뢰가 쌓일 수 있다. 다른 기업에 비해 메뉴개발이 원활해질 수 있으며 이벤트 및 판촉 전략에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원가절감은 당연하다.

외식기업들이 이런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생산, 가공, 판매(소비)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대량 소비처인 외식업체에서 메뉴를 개발할 때 생산자와 함께 할 수 있어 질 좋은 농산물은 물론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밭에서부터 메뉴를 개발할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외식업 최고 경쟁력 ‘양질의 식재 확보’

일본농협이 직영하는 파머스 마켓의 운영시스템인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키는 시장 원리는 매우 인상적이다.

생산자인 조합원 659명이 매일 생산하는 농산물을 직접 마켓에 진열한다. 가격도 생산자가 직접 정해 바코드를 붙인다. 판매현황이 실시간으로 전송되어 자신이 갖다놓은 제품의 판매상황을 알 수 있어 수시로 보충할 수도 있고 팔리지 않은 제품들은 가격을 재조정하는 등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을 한다. 마트는 판매액의 15%를 받는 수수료로 운영을 한다. 그날 납품된 제품은 당일판매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마감을 하면 모든 제품들을 철수하고 다음날은 새로운 제품들이 진열된다.

따라서 항상 신선한 농산물들이 진열되고 철저한 지산지소(地産地消)가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유통과정이 대폭 축소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마트가 지바현(千葉縣)에만 25개가 운영된다.

최근 국내 외식산업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놀라운 성장을 해 왔다. 지난 1997년 외환 위기이후부터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외식업계는 나름 선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경쟁력을 만들어 냈다고는 할 수 없다. 경쟁력의 한계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미래 외식업은 양질의 식재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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