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채소 대란, 구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신선채소 대란, 구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 관리자
  • 승인 2010.10.08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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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외식업체들이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모두가 상상을 초월하는 채소 값 때문이다.

배추와 무, 상추 가격이 급등하는 등 천정부지로 오르는 가격에 마치 세상이 뒤집어지는 기분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엄청난 가격을 주고도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답답하기만 하다.

외식업체에 김치를 납품하던 기업들이 가격은 물론이고 배추를 구매할 수 없어 김치를 만들 수 없고 이로 인해 거래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일방적인 통보에 외식업체 경영주들은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있다. 김치가 없어 외식업체에서 손님에게 제공할 수 없다니 그 누구라서 이해를 할 수 있는가 말이다. 마치 김치가 비싸 이를 핑계로 제공하지 않는 듯 한 오해를 받기에 딱 맞는 말이다. 그동안 찾아오던 고객들에게 신뢰가 무너질까 두렵다는 한 외식업체 경영주의 말이 실감난다.

김치뿐이 아니다. 상추가 그렇고 미나리가 그렇고 온통 채소 전쟁이다. 고객의 신뢰도 큰 문제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채소 가격 탓으로 월 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어느 외식업체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채소 구매가격으로 월 2천만원을 더 지출했다니 더 이상 말해 무엇하랴.

채소 파동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부랴부랴 ‘중국에서 160t의 배추를 수입하는 한편 한시적으로 수입관세를 없애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또 ‘중간 유통업자들의 매점매석(賣占賣惜)을 철저히 단속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미 신선채소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내놓은 늑장 대응과 구태의연한 정부의 대책은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선채소의 심상치 않은 변화는 이미 지난 여름철부터 예고되어 온 것이다. 그런데 이를 예견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처해온 것이 지금의 상상을 초월하는 신선채소 전쟁을 유발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상기후에 따른 신선채소를 비롯한 농산물 작황의 불안정은 향후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식량을 무기화하는 경향이 짙게 나타나고 있기에 단기적인 대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제는 정부차원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근본대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중간상인들의 매점매석을 비롯한 유통구조의 개선은 당연한 일이며 생산자와 소비자 특히 대량 소비처인 외식기업들과의 직거래 장터나 B2B의 활성화, 품종의 개량, 최근 일본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식물공장의 저변 확대, 동남아를 비롯한 공급처의 다변화 정책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급물량의 적절한 수급과 이를 위한 구조적 대응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


괴산 절임배추생산자협의회의 착한 거래

전국이 온통 채소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기에 ‘괴산군 절임배추 생산자협의회’는 절임배추 20㎏들이 한상자당 2만5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채소파동으로 인해 최근 배추 한 포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절임배추 20㎏(8~10포기)이라면 10만원 이상을 받아도 충분한 것을 괴산군 절임배추생산자협의회에서 상자 당 2만5천원에 판매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괴산군 절임배추 생산자협의회가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를 하게 된 배경이 감동적이다.

“그동안 괴산군에서 생산되는 배추를 이용해 온 고객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함과 동시에 생산자들의 입장에서는 상자당 2만5천원을 받아도 충분히 수지가 맞을 뿐 아니라 올해만 영업을 하고 말 것이 아니기에 배추가 품귀현상이 일어난다고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받는다는 것은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상기온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또 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된 것을 감안해 지난 2008년부터 2만원에 판매하던 절임배추를 부득불 5천원 인상, 2만5천원에 판매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달라”며 “앞으로도 가능한 절임배추 가격을 결정할 때 소비자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한정된 물량으로 인해 매년 계속해서 거래를 했던 기업 혹은 가정에 우선 배송을 하고 나머지 물량을 판매하겠다는 원칙도 세웠다. 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가 무섭게 예약 접수가 완료되었다.

괴산군 절임배추 생산자협의회의 착한 거래는 엄청난 광고 효과를 거두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검색어 순위 1~3위에 올라 브랜드 가치는 물론이고 소비자 신뢰 확보 차원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이루는 결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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