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식품·외식업계에 미치는 영향
구제역이 식품·외식업계에 미치는 영향
  • 관리자
  • 승인 2011.01.14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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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는 길 배불리나 먹고 가라는 마음으로 최고급 사료로 여물을 끓여 수북이 담아 주었다.”, “소는 말은 못했지만 자신의 운명을 아는 듯 큰 눈을 끔뻑거리며 까만 눈망울 속에 이슬을 맺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

어느 일간지에 보도된 농부들의 울음 섞인 말속에서 최근 전국을 휩쓸고 있는 구제역의 악몽을 읽을 수 있다. 자식처럼 키운 소와 돼지를 그것도 한 두 마리도 아니고 수십, 수백 마리를 살 처분해야 하는 농부들의 심정이야 오죽하랴.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지금까지 구제역에 관한 한 청정지역이었던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발생 40여일이 지난 1월 13일 현재 6개 시도, 50개 시군 118곳으로 확산돼 150여만 마리(소 12만마리, 돼지 137만마리, 염소·사슴 등 4400여마리)가 살처분되는가 하면 비용만도 1조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또 얼마나 많은 가축이 살처분돼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는 구제역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한편, 가축질병위기 경보단계를 경계(Orange)단계에서 최상위 단계인 심각(Red)단계로 격상시켰지만 구제역은 언제 해결될지 모른다. 자칫하다가는 대만의 경우처럼 국내 축산농가가 초토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식품·외식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한우고기·돼지고기 품귀 불보듯

첫째는 한우고기와 돼지고기의 품귀현상이다. 한우고기의 경우는 아직까지 품귀현상이 보이지 않지만 이미 돼지고기, 특히 족발 등 일부 부위는 공급부족이 현저히 나타나고 있다. 한우고기 역시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품귀현상은 물론이고 자칫하다가는 한우고기 대란까지 일어날 수 있다.

구제역 발생지역에서는 이미 도축장이 폐쇄되었지만 그나마 구제역 해당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구제역 확산으로 인한 살처분이 두려워 마구잡이식 도축이 일어나고 있어 공급을 맞춰주고 있지만 명절 이후 한우고기는 품귀현상이 일어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두 번째는 가격상승이다.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으면 가격은 상승하기 마련이다. 구제역으로 인해 이미 공급부족이 일반화된 최근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설 명절 대목이 다가오면서 축산물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격인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이와 함께 미국산과 호주산 등 수입육가격도 동반상승하고 있어 외식업체의 원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가격 상승·소비자 기피 현상 우려

셋째는 외식 소비자들이 쇠고기와 돼지고기 메뉴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구제역에 걸린 소와 돼지는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고 하지만 왠지 한우고기와 국산 돼지고기를 먹기에는 꺼림칙한 것은 당연하다. 이에 따라 한우와 국산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외식업체들의 매출하락이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다.

이미 구제역 파동을 겪은 안동, 횡성, 경주, 김포 등 중심도시의 업체들은 폐업상태이며 대도시의 일부 한우전문점들은 30~40%의 매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어 구이 메뉴를 수입육으로 대체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외식업체들의 매출감소보다 몇 배, 혹은 몇 십 배 안타까운 사실은 지난 2003년 광우병 발생 이후 우리 정부와 축산농가, 한우협회, 한우전문점들이 하나 되어 한우를 명품화하는 한편 미국, 호주 등 수입산 쇠고기와 확실한 차별화를 실현해 한우를 특화시켰다는 점이다.

물론 최근 2~3년전부터 한우 사육두수가 엄청나게 늘어나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는 했지만 수입 쇠고기로 인해 축산농가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런데 이번 구제역으로 인해 한우시장이 초토화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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