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키우는 방법
기업을 키우는 방법
  • 관리자
  • 승인 2006.04.2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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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에게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습니까?”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정주영 회장의 대답은 “돈이 일정 규모 이상 모이니까 그 다음부터는 기하급수로 늘어나더라”는 것이었다. 정 회장은 일정 규모의 수준을 50억원으로 말했다. 그 때부터는 돈이 돈을 벌더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 말을 듣고 ‘규모의 경제’ 논리를 새삼 깨달았다.

기업을 창업해서 경영을 하는 경영주 입장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기업을 키우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기업을 키울까. 외형을 키워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고, 품질을 내세워 내재적 가치를 상승시키는 방법이 있다. 전자의 경우는 덩치를 키우기 위해 M&A를 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 정책을 일삼는다. 국내 기업가 중에서는 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후자의 경우는 절대 무리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대로 자기만의 길을 간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경우가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또 대부분의 자수성가형 기업가가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 편이다.

전자의 경우는 공격적인 경영이라고 볼 수 있고, 후자의 경우는 실속 위주의 안정추구 형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가족중심 경영, 폐쇄적인 경영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기업공개를 꺼리는 편이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는 경우도 드물다.

필자는 후자에 속하는 자수성가(自手成家)형 국내 식품-외식업계 경영주들에게 지금까지의 경영방식을 과감히 바꿀 것을 권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업을 공개하라, 즉 주식시장(코스피시장)에 상장을 하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을 하라는 뜻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 기업을 공개할 것을 권고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을 공개하는 1차적인 이유는 회사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개인기업 경영주들은 “우린 돈을 잘 벌어서 굳이 증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는데---”라면서 기업공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영원히 개인기업으로 남겠다면 옳은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날처럼 진입장벽이 없어진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업종구분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영토확장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과연 개인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것이 사익으로 끝나서는 의미가 없다. 공익으로 이어져서 사회와 국가이익에 도움이 될 때 진정 가치 있는 기업으로 인정을 받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현재 잘되고 있는 개인기업일수록 그 생명과 가치를 연장, 확대시키기 위해서라도 공익기업화 할 필요가 있다. 기업을 공개한다는 자체가 회사를 한 개인이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 작게는 주주가, 크게는 사회 및 국가가 주인으로서 직간접적인 책임을 진다는 의미가 된다. 기업을 공개하면 밥그릇을 빼앗긴다는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영원히 밥그릇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기업을 공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100개가 넘는 외식업체들이 기업을 공개했다. 일본의 외식기업들은 대체로 매출규모 50억 엔 정도가 되면 개인이 책임지기에는 한계선에 도달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며, 따라서 그 시점에 기업을 공개하는 업체들이 많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에도 벌써 기업을 공개했어야 할 정도의 업체들이 수두룩하지만 아직 외식업체 중에서 기업을 공개한 업체는 하나도 없는 현실이다.

외식업계 경영주들은 벤처기업 중에 ‘대박’을 터트리며 성공신화를 창조하는 기업과 우수한 원천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쪽박’을 차는 기업의 차이가 뭔지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박을 터트리는 기업은 오픈 경영을 한다. 벤처기업은 창업자가 대부분 기술자이다. 그런 면에서는 외식업 경영주와 다를 바 없다. ‘내 기술이 최고’라는 생각만 가지고, 그래서 지분도 내가 독차지해야 하고, 경영도 내가 직접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창업주는 끝내 쪽박을 차게 돼 있다. 반면에 기술을 개발한 창업자는 영원한 기술자로서 회사의 기둥 역할을 하면서 적절한 지분만 소유한 채 기업을 공개해 제2도약을 위한 자본을 유치하고,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창업주는 대박을 터트리게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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