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칼럼>식량위기와 식품산업의 역할
<식품칼럼>식량위기와 식품산업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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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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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인류에게 식량자원의 확보는 어느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생존에 필수 요건이다. 모든 공산품은 한 품목이 부족할 때 다른 쪽으로 대체 가능한 대상이 있을 수 있으나 식량자원은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동식물 자원 외에 다른 것이 대신 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따라서 국가적으로 볼 때 자국민이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먹을거리 확보는 국방에 앞서는 국가의 책무로, 나라마다 자기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식량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식량 확보를 위한 전쟁까지도 불사하는 예를 역사에서 보고 있다.

근래 국방안보와 함께 식량안보라는 말이 회자 되고 있는 이유는 국가적으로 식량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식량을 자급 하고 있는 나라는 그렇게 많지는 않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과 동남아와 유럽의 몇 나라만이 자국에서 필요한 식량자원을 확보하고 일부 수출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세계의 식량창고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케나다, 호주 등에서 가뭄 등 자연 여건에 따라 곡물생산량이 감소되면 세계 곡물가격이 올라가는 등 바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자주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식용과 사료용까지 계산하면 26.7%(2009)에 불과하고 주식용 곡물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도 51.8%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부족한 식량자원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식량자원의 낮은 자급률은 2008년 기준 일본보다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한정된 생산가능 토지와 가격 경쟁력을 감안할 때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낮아 보여 식량자원 확보에 각별한 관심을 아니 갖을 수 없다.

국제적인 곡물 생산과 가격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 보면 실로 크게 걱정되는 현상이 근래 나타나고 있다. 우선 곡물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중국 등 거대 인구 집단이 거주하는 국가의 소득 증가에 따른 식생활의 고급화, 즉 육류와 우유 소비 증가는 필연적으로 사료 곡물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 결국 세계 곡물가격 상승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소비 증가에 따른 세계 곡물의 생산량은 제자리걸음인 지금의 현상을 볼 때 인구 증가와 육류식품의 선호 경향은 세계 식량 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식량의 수급 불안정은 더욱더 심각해질 추세이다. 또한 근래 식량 수출국의 사정을 볼 때 자국의 수요 증가와 바이오 연료 등 타 용도로의 곡물 사용량이 늘어감에 따라 자국 생산 곡물 수출을 규제하고 있어 앞으로는 값의 고하간에 곡물을 살 수 없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비관적 예측까지 하고 있다. 중국이 이미 곡물 수출을 규제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쌀을 생산하는 동남아지역에서도 쌀 수출을 억제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자급률이 지극히 낮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 옥수수, 콩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우리나라 대기업 형태의 식품산업은 이제 우리 앞에 닥친 국가의 식량위기에 상당한 기여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 국내 농축수산자원의 생산 한계를 인식하고 해외 식자재를 이용한 현지가공, 판매의 길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일부 업체가 시도하고 있듯이 원료가 풍부한 외국에서 비교적 싼 가격으로 원료를 수매, 가공하여 그 제품을 국내로 반입하는 방법도 검토해야한다. 가공된 식품으로 수입하는 경우 결국은 국내 부족한 식량자원을 보충해 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한발 더 나가서 해외 가공 공장과 함께 원료생산 기지까지를 확보한다면 국내 식량자원 확보 영역을 국외까지 넓히는 효과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다.

원부재료의 80-90%를 수입 원료에 의존하는 국수류 산업과 제과, 식용유 산업들은 과감히 원료 생산권 나라에 공장을 세우고 현지에서 가공 제품을 생산하여 국제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국내에 수입되는 원재료 물량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 아울러 외국에서 자체 확보한 원료를 국내로 들여와 판매함으로서 모자라는 국내 식량자원의 어려운 사정을 극복 하는데 우리 식품산업이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시장이 포화되어 점점 어려워지는 국내 식품산업이 살아갈 활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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