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열대지역에서도 우리의 차진 쌀 생산한다?
<특별기고> 열대지역에서도 우리의 차진 쌀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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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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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 농학박사 강경호
쌀은 예로부터 우리 국민의 주식이며 지금도 우리나라 농업에서 단일작물로서 최대의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는 봄 가뭄, 가을 폭우와 장마, 저온 등 이상기상으로 인해 쌀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식량 안보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식량수급의 국제적 여건도 불안한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곡물의 7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수입선도 소수의 나라와 곡물메이저에 편중되어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발생할 경우 “돈이 있어도 쌀을 살 수 없는”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식량 안보를 위한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실정이다.

유사시 이러한 식량무기화와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대처하기 위해 열대지역 국가에 식량생산기지를 만들어 식량자주율을 높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농촌진흥청은 한-아시아·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AFACI, KAFACI) 운영과 필리핀, 캄보디아, 파라과이 등 저개발 국가에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를 설치하여 품종개량, 재배기술 등 농업기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호혜적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신뢰를 쌓으며 국격을 높이고 유사시에는 해외 식량기지 확보를 위한 발판으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열대지역에 쌀 생산기지가 만들어진다 해도 현지에서 재배할 수 있는 종자가 없다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현지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종자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지역에서 개발된 벼 품종을 열대지역에 재배하면 낮 길이가 짧고 고온인 열대환경 때문에 벼를 심은 지 한 달도 못되어 이삭이 패고 이삭길이도 짧아져서 수량성을 기대할 수 없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러한 장벽을 극복하고 열대지역 국가에서도 정상적인 생육과 수량성을 나타내는 우리의 차진 쌀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필리핀 소재 국제미작연구소에 상주연구원을 파견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2008년에 세계 최초로 ‘MS11’을 개발하여 필리핀에 품종 등록하였으며 2010년에 ‘Japonica1‘을 등록하여 열대지역에서도 우리가 먹는 차지고 맛있는 쌀을 생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번에 개발한 열대지역 적응 자포니카 쌀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농업기술 원조의 대표주자로서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유사시 해외식량기지 품종으로도 제격이다.

현재 ‘MS11’의 경우 필리핀 중부 보홀지역에서 이미 300ha가 재배되고 있는 등 필리핀 전역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으며 캄보디아, 코스타리카, 우간다 등 열대·아열대지역 국가에도 전파되어 우리 교민들을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자포니카’ 쌀은 대규모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 소비되는 고급 쌀로 인식되어 ‘열대쌀’보다 2∼3배 비싸게 판매되기 때문에 ‘MS11’을 재배하는 교민과 필리핀 농가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쌀밥은 한식의 중심이기 때문에 열대지역 국가에서 우리의 차진 쌀이 재배·생산된다면 현지 한국식당을 통하여 한식의 세계화에도 크게 일조할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기후는 다른 나라보다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MS11’과 ‘japonica1’은 차츰 아열대화 되는 한반도의 기후에 적응하는 고온 적응 품종개발을 위한 유전자원으로서도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온, 가뭄, 침수, 일조부족, 저온 등 빈번한 기상이변이 정상기후 처럼 일상화되는 추세로 볼 때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쌀 수급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 쌀은 중국, 일본 등 일부국가에서만 재배되고 있어 생산차질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열대지역 국가에 적용할 수 있는 벼 품종과 재배기술 개발은 농업기술 원조를 통한 국격 제고는 물론이고 유사시 식량주권 확보와 미래 기후변화 대비, 한식 세계화를 위한 기본적인 대책으로서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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