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2만 외식인의 목소리에 주목하라
전국 42만 외식인의 목소리에 주목하라
  • 관리자
  • 승인 2011.10.24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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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개최된 ‘범외식인 10만인 결의 대회’는 국내 외식산업인 모두의 한 맺힌 절규였다. 연간 매출규모 70조원, 업체 수 75만개(외식산업체수), 종사자수 300만명이라는 거대 산업이면서도 산업으로서의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사회의 약자로서 억압받고 멸시당하고 소외당했던 외식인들의 하나된 모습이자 한풀이의 장이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다. 타 업종에 비해 높은 수수료율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세미나, 심포지엄 등 수없이 많은 기회를 만들어 카드사들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카드사들은 이를 무시했다. 협상은커녕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횡포에 대항조차 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규제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뿐이 아니다. 구제역 등이 터지면 생산자단체에게는 당연히 피해보상을 해주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외식업계에는 피해보상은커녕 원산지 표시 등 규제만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보상이 어렵다면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의 상향 조정 등 간접지원이 가능한데 당국은 전혀 관심이 없다. 경기가 좋아 영업이 잘된다면 아마도 이런 일들이 묻혀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와 더불어 지난 여름의 폭우, 그리고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 등으로 인해 매출은 급감하는가 하면 식자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급등해 경영은 말이 아니다.

오죽하면 외식인들의 단체인 한국음식업중앙회가 전국 회원들을 동원,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라는 마지막 카드를 들고 나왔을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생색내기용’ 수수료 인하는 절대 안될 말

주최 측 추산으로 총 8만5천여명이 모인 이날 집회는 역사상 직능단체가 개최한 집회 중 전무후무한 인원이다.

이날 집회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등 정치인 90여명이 참석했다는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오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고 내년 총선과 대선이 맞물려 있는 시기라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날 참석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물론이고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결같이 “연말까지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5% 이내로 내리겠다”고 장담했다. 또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의 법제화와 외국인 고용 규제 완화도 긍정적으로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외식업계가 요구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1.5%로 인하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의 법제화 △외국인 고용 규제 완화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깊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칫하다가는 결의대회로만 끝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외식업계가 요구한 사항들이 철저히 그리고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합의점을 돌출해야만 한다. 벌써부터 신용카드사들은 중·소형가맹점들에 한해 소폭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내리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늘 민감한 사항들이 있을 때마다 소폭, 그것도 있는 생색 없는 생색 다 내면서 수수료율을 인하해 왔다.

외식업계, 스스로 난제 해결할 지혜 갖추자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처럼 얄팍한 인하에 유혹되지 말아야 한다. 대형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과 같은 1.5%의 수수료율을 관철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 대형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경우처럼 업종별로 카드사와 협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 우리 정부가 신용카드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었던 여전법의 내용 중 제19조1항(신용카드 가맹점은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물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과 같은 독소조항은 빠른 시간 내에 개정할 수 있어야 한다.

외식업계 역시 이번 결의대회에서 보여준 단결력을 가지고 스스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어려움이 있을 때 마다 대규모 집회를 통해 힘을 과시하기 보다 체계적인 이론을 앞세워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정부당국이나 정치권은 서민경제의 축이 되는 ‘외식산업이 살아야 서민경제가 산다’는 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또 외식산업을 국가의 신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내 외식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은 물론이고 외식업계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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