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외상매입의 슬픔
300만원 외상매입의 슬픔
  • 관리자
  • 승인 2012.06.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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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자주 가는 분식집이 있다.

이 집은 떡볶이가 맛있어서 매장에는 언제나 손님이 가득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손님이 뚝 끊긴 것이 눈에 띄게 매장이 한가해졌다. 사장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주변에 체인점 떡볶이 전문점이 2개나 생기면서 고객이탈이 생겼다는 하소연을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한길 건너에는 A사와 J사 떡볶이 전문점이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기자의 눈길을 더욱 끈 것은 바로 이 집의 식재료 매입 전표였다. ‘100만원 차감, 남은 금액 300만원’ 몇 백원 정도 차이는 있었겠지만 분명히 전표에는 300만원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49.5㎡(15평)도 안되는 매장에서 어떻게 300만원의 식재료를 구입했나를 물어보니 이유는 단순했다. 외상매입으로 구입해 차감금액이 남아서라는 답변이었다. 장사가 예전 같지 않아 식재료 외상매입금을 갚지 못하다 보니 외상값이 커졌다는 것이었다.

시장에서 직거래로 식재료를 사면 저렴할텐데 왜 배달되는 식재료를 사용하냐고 물었더니 업소 사장의 대답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외상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침에 식재료를 외상매입하고 저녁에 장사가 잘되면 외상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한지 오래됐고, 최근 매출이 떨어지다 보니 외상이 쌓였다는 것이다.

그럼 식재료가 나쁘면 반품은 어떻게 하냐고 하니 얻어 쓰는 것도 다행인데 그럴 말한 처지가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차라리 카드 결제를 하지라는 질문에도 지난 4월부터 신용등급 7등급은 카드사용에 제한이 와 카드 한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고충을 들을 수 있었다.

식재료 절감을 위해 직거래를 하고 싶어도 외상매입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소매상에서 식재료를 배달해 쓸 수 밖에 없는 현실이 현재 외식업계의 실태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최근 자영업자의 부채비율이 높다는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지난해 자영업자 가구의 부채비율은 105.29%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살기 위해 빚을 져야만 하는 자영업자의 현실을, 창업자 수 증가로 무차별적으로 늘어나는 식당들을 정부는 더이상 모른 척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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