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업계는 시간별, 메뉴별, 계절별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저렴하면서 간편한 메뉴들로 바쁜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 중 맥도날드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메이드 포 유(made for you)’라는 시스템을 도입, 서비스는 신속하지만 맛과 품질은 높이는 전략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메이드 포 유란 주문 즉시 버거를 조리하는 맥도날드의 주문 시스템으로 국내에는 지난해 들여왔다. 이 시스템은 퀵서비스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맥도날드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으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일본이다.
기자가 처음 ‘메이드 포 유’ 서비스를 접한 것도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다. 계속적으로 실적악화를 겪던 맥도날드는 2004년 하라다 에이코 씨가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후 ‘비용절감 없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작업을 통해 상장 이래 최고의 매출성장을 기록, 여러 매체에 소개된 적이 있다. 그때 리스트럭처링된 것이 ‘메이드 포 유’로 고객이 점포에서 주문을 하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갓 만들어진 음식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고객이 주문을 한 후 빵을 굽고 겨자, 케찹을 토핑하고 피클과 패티를 얹는 데 걸리는 시간을 60초로 규정했다. 이를 위해 일본맥도날드는 주문정보를 즉시 조리장에 전달할 수 있는 모니터를 설치하고, 조리시간을 단축하도록 토스터와 스티머 등을 구비했다. 맥도날드는 그 당시 실적 악화로 비용절감이 시급한 상황에서 오히려 더 많은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에 맥도날드는 고객에게 갓 만든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됐고,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도 최소화하는 데 성공, 품질과 서비스 질 향상을 동시에 이뤘다.
기자 또한 그 당시 매우 바쁜 시간에 매장을 찾아 시간을 재며 기다리다 빅맥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정확히 1분 안에 제공된 빅맥은 그전의 맛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볼 수 없어 타 패스트푸드의 맛과 비교를 했는데, 미리 만들어져 온장고에 들어있는 햄버거와는 갓 구운 패티의 육즙과 채소의 아삭한 신선도가 달랐다.
한국 맥도날드도 이 시스템을 지난해 일부 매장에 도입한 이후 고객들의 반응에 힘입어 최근 ‘메이드 포 유’를 전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외식업계가 경기 불황에 따라 내실경영을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가격인하나 단기 이벤트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아쉬울 때가 있다. 어려운 시기지만 경쟁력을 찾기 위해 주방시스템을 선진화하고 경영혁신에 과감한 투자를 한 맥도날드의 경영전략은 타 외식업체도 그 의미를 되새겨 볼만하다.
또 기업이 투자한 비용을 메뉴가격 인상 등을 통해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닌 업무 효율화를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고객서비스를 실시했다는 점도 박수 받을만 하다.
한국맥도날드의 경쟁사인 버거킹은 최근 M&A 시장에 재등장, 그 명성이 바닥에 떨어졌다. 햄버거 맛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버거킹이 고객만족을 위해 꾸준한 재투자를 실시했다면 오늘날 이러한 상황이 벌어졌을까?
경기불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생존을 위한 맥도날드의 경영혁신 필요성에 대해 외식기업들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수진 기자 psj@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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