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소위 된장녀 소리를 들으며 별다방, 콩다방을 방문하던 여성고객들도 최근에는 커피에투온, 마노핀의 990커피, 이디야, 맥도날드 맥카페 등 저가커피 브랜드를 찾으며 좀 더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바야흐로 저가커피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수많은 외식브랜드들이 저가커피 메뉴를 신설하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새로운 저가커피전문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너나없이 저가커피를 선보이는 데 혈안이 돼 있는 듯하다.
그런데 사실 현재 붐이 일고 있는 저가커피 시장은 최근 시작된 것이 아니다. 2007~2008년에도 수많은 저가 커피브랜드들이 있었지만, 당시 스타벅스나 커피빈에 가격으로만 맞대응하면서 높아져 버린 고객들의 입맛과 품질에 대한 기대들 즉,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결국 시장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국제적인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소비를 찾아 나섰고,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시 한번 저가커피를 들고 나섰다.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저가커피이지만 품질은 월등히 향상됐다는 점이다.
국내 대표적인 중저가 커피전문점으로 이디야를 들 수 있다. 사실 이디야는 중저가 커피전문점들이 한창 선보이기 시작할 때 생겨난 곳이다. 대다수의 매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살아남아 내달 700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국내 커피 매장 수 2위의 대형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의미있는 곳이다.
이디야가 이처럼 탄탄한 커피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부터 가격경쟁력만을 내세우기 보다는 항상 연구와 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품질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기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최근 오픈한 ‘카페아모제s’도 비싸게만 느껴지는 유기농 커피를 단돈 1500원에 판매한다고 하니 앞으로 저가 커피시장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향후 저가커피 전문점들은 계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서 질적인 측면에서 프리미엄 커피시장과의 장벽을 허물어 버릴 것이다.
실례로 한국리서치가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한 블라인딩 커피맛 테스트에서 지난 3년동안 무수한 프리미엄 커피브랜드들을 제치고 던킨도너츠의 커피가 1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아메리카노 톨사이즈 기준, 3900원)와 커피빈(4000원), 카페베네(4500원) 등 주요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들의 경우 가격이 점점 높아져만 가고 있다.
가격 양극화에 따른 소비 양극화가 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은 품질이 엇비슷한 커피를 마시면서 굳이 돈을 더 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커피전문점들도 이점을 알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으려면 좀 더 합리적인 판매전략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사윤정 기자 sujau@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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