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커피에 대한 흔한 선입견이랄까? 취재를 통해 공정무역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물어본다면 열에 아홉 정도가 이런 반응을 보인다.
이들의 반응을 토대로 공정무역커피의 위치를 생각해 본다면 소비자들은 제품 그대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 이유를 상기하며 기부차원에서 제품을 구매한다고 볼 수 있다.
공정무역커피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착한커피’, ‘착한소비’라는 말은 ‘착한’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인지, 혹은 제 3세계 어딘가에서 직매입을 통해 들여온다는 점 때문인지 ‘공정무역커피=싸다=품질이 떨어진다’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대다수를 이룬다.
하지만 공정무역커피는 커피농가의 권리를 보호해준다는 보호무역의 개념이기 때문에 착한 가격의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또 여러 곳의 원두를 막무가내로 끌어다 쓰는 것이 아니라 인증된 곳의 품질보증을 받은 원두만을 사용해 생산지가 명확하다.
실제로 기자가 공정무역커피를 많이 취급하는 아름다운커피나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방문해 확인해보니 판매하고 있는 원두의 생산지가 포장지에 명확하게 기재돼 있었다.
특히 공정무역커피를 말할 때 주로 입에 오르내리는 ‘맛’ 부분에 있어서도 아름다운커피 측은 국내 유명 바리스타와 커피 연구가를 통해 제품 테스트를 해 본 결과 국내 유수의 대형 프랜차이즈들 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점에 비춰봤을 때 국내 소비자들의 ‘공정무역’에 대한 선입견 자체가 공정무역을 방해하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정무역커피의 취지는 아동착취를 방지하며 커피생산 근로자와 덤핑가격으로 고통받는 커피농가에 정당한 댓가와 가격을 지불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우수한 원두를 생산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또 공정무역커피는 유기농 기법으로 제조된다. 열대우림 아래에서 키우며 체계적인 재배방법으로 수확한 후 좋은 원두만 선별해야 하는 등 친환경적이면서 까다로운 조건이 동시에 따라붙어 이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공정무역커피라 할 수 없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 커피선진국에서는 공정무역에 대한 개념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올바르게 자리 잡혀 생활 곳곳에 공정무역 제품을 쓰고 있다.
지난 7월에 열렸던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이 개최될 당시 런던은 ‘당당한 경쟁과 기회균등’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모토로 올림픽 기간에 소모되는 1400만명 분의 식품재료를 공정무역제품으로만 사용했다.
이 같이 공정무역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 이제는 우리모두가 공정무역 제품에 대해 불필요한 선입견을 갖기 보다는 올바른 개념을 정립해 제품 자체를 놓고 공정한 잣대로 평가해야 할 때다.
사윤정 기자 sujau@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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