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수출 물량 가운데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에 수출된 막걸리가 감소한 것은 사실상 막걸리의 하락세로 읽혀지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선 막걸리 세계화 사업단까지 꾸려 막걸리 제품 개발과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막걸리 열풍을 재연하기엔 힘이 부쳐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25일부터 4일동안 열린 ‘2012 우리술 대축제’가 막을 내렸다. 축제 행사 중 하나인 ‘우리술 품평회’를 통해 8개 부문에서 최고의 전통주도 선정됐다.
올해 우리술 대축제는 지난해에 비해 참여 업체와 제품 규모 등 외형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였지만 동시에 숙제를 남겼다.
가장 큰 과제는 우리술 대축제가 막걸리를 비롯한 전통주의 판매 촉진과 매출 증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도화선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축제에선 전통주 판매를 확대해 달라는 지난해 방문객들의 요구에 따라 전통주 통합 판매관을 운영했으나 매출은 저조했다고 aT측은 밝혔다. 물론 축제 장소가 현행법으로 주류 판매를 할 수 없어 각 전통주 업체 부스에선 판매가 제한되고 시음회밖에 진행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더라도 전통주를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주관하는 막걸리 축제와 우리술 대축제의 연계가 미흡하고, 각 지역의 전통주를 알리기 위해 해당 지자체의 홍보 마케팅 전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막걸리 열풍이 불던 당시가 우리 전통주를 알릴 수 있는 좋은 시기였음에도 막걸리에만 집중하다 이를 놓쳤다고 입을 모은다.
또 변질이 쉬운 막걸리의 특성상 유통 과정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막걸리만을 앞세워 홍보 마케팅에 주력하다 보니, 전국 각지의 풍부하고 다양한 전통주에 눈을 돌리는 노력에 소홀했던 것도 전통주 활성화의 한계를 가져온 대목이다.
농식품부와 aT가 우리술 대축제를 개최해 전통주 활성화와 세계화에 나선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이지만 축제만으로 우리 술의 매출 증대로 직결되진 않을 것이다.
즉 전통주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연구 개발을 통한 종류별 가격별 제품 개발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 그리고 와인 문화처럼 다양한 스토리와 아이덴티티를 발굴할 수 있는 가양주 문화의 활용 방안 등 다각적인 접근법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aT는 장기 마스터 플랜 수립과 품평회 입상 제품의 면세점과 대형마트 입점, 시설현대화 자금 융자 등 향후 추진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철저한 사후 관리, 연구 개발, 판촉 등을 지원할 각종 인센티브 방안, 서구 와인문화를 그대로 이식하기보단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으로 전통주가 ‘과거’에만 갇히지 않도록 해야 우리술 대축제가 연례행사에 머물지 않고 전통주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박장희 기자 jang@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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