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6호 사설
우리나라가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넘어섰다는 것은 참으로 경이로운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연간 외국인 관광객 500만명을 기록했던 것이 월드컵이 개최됐던 지난 2002년이다. 불과 10년 만에 외국인 관광객이 2배로 증가한 것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여행관광부문 국내총생산(GDP)성장율이 13.2%로 G20국가 중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외래 관광객 ‘1000만명 클럽’ 가입은 아시아권에서는 7위, 세계 20위권으로 관광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다. 물론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유치의 일등공신은 지금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이라 할 수 있다. 드라마와 K-POP 그리고 한국 문화로 이어지는 한류 열풍은 외국인들에게 ‘가보고 싶은 나라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깊게 심어준 때문이다.
가보고 싶은 나라 ‘한국’
연간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어섰다는 것은 관광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데에서 그 의의는 매우 크다. 최근 3년간 국내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13.2%로 매년 두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연말 목표치인 외래 관광객 1120만명을 달성하고, 지속적으로 두자릿 수 성장을 거둔다면 5년 후인 2017년에는 200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래 관광객 2000만명을 기록한다면 우리나라는 관광 G7 국가로 진입하게 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외래 관광객 2000만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수없이 많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관광관련 제도, 인프라 등을 평가한 관광산업경쟁력지수(TTCI)에서 우리나라는 ‘관광객에 대한 태도’ 125위, ‘관광에 대한 국가적 인식’ 120위, ‘관광개방성’ 106위, ‘자연자원’ 103위 등으로 나타나 관광경쟁력은 최하위권으로 글로벌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최근 문화관광체육부가 발표한 ‘2011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서도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 관광객들은 ‘언어소통’, ‘안내 표지판 부족’, ‘교통 혼잡’, ‘비싼 물가’,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등을 불만사항으로 꼽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래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4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를 다시 찾고 싶어하는 외래 관광객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에 이웃 일본이나 홍콩의 경우 외래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60%를 넘는다는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특히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재방문 의사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숙박시설, 저가 여행상품, 택시와 콜밴 그리고 쇼핑시 바가지 상혼의 만연 등으로 인해 외래 관광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탓이다. 서울로 집중되는 외래 관광객 유치 역시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특히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시대에는 양적관광보다 질적인 관광으로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부가가치가 높은 의료관광이나 미식관광, 체험관광, 쇼핑관광, 컨벤션, 박람회, 크루즈 등 고부가가치 상품의 개발도 필요하다.
다시 찾고 싶은 나라 ‘한국’
관광산업은 굴뚝 없는 산업으로 비유한다. 관광산업에 투입되는 인적, 물적 소재를 기준으로 비교한다면 어느 산업보다도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며 외화 가득률 역시 타 산업에 비해 월등하다. 또 일자리 창출도 매우 높아 최근 일자리 창출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관광산업의 육성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관광대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 관광객들에게 ‘다시 찾고 싶은 나라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굳게 심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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