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 성공의 징후, 실패의 징후
[외경시론] 성공의 징후, 실패의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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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2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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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수 상명대학교 외식영양학과 교수
‘실패학(失敗學)’의 대가들이 있다. 실패를 연구하는 것이다. 실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패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1931년 미국의 보험회사 관리감독자였던 H. W. 하인리히와 일본의 도쿄대 공대 하타무라 요타로(畑村洋太郞) 교수다. 요타로 교수는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사고 원인을 검증하는 정부 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기용됐던 인물이다.


‘블랙 스완’ 효과

H.W. 하인리히의 설명은 이렇다. 그는 1931년 미국의 보험회사[勞災保險社] 부장으로 관리감독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가 ‘산업재해예방(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 A Scientific Approach)’이라는 책에서 소개한 산업재해 예방에 관한 이론은 현재에도 가장 권위 있는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천 건의 보험 고객상담을 통해 자료 분석을 한 결과, 그는 “사고는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여러 번 경고성 징후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그의 주장은 1 : 29 : 300의 법칙으로 정립됐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의 한 상품에서 치명적 결함이 드러나기 전, 통상 29회의 고객불만(클레임)이 회사에 접수되고, 그 과정에서 사원이나 관련 고객들이 300번 정도를 ‘뭔가 이상하다’ 혹은 ‘뭔가 위험하다’고 느끼는 과정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요타로 교수는 이러한 설명을 ‘실패학’으로 집대성했다. 실패를 예방하고,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실패는 성공을 위한 경험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는 한국의 와우 아파트와 삼풍백화점 붕괴,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나타나기 전의 징후들을 수집해서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종종 북한의 갑작스런 기습을 강조하기 위해 새벽기습으로만 표현하는 6·25전쟁 이야기도 발발 이전의 무수한 분쟁 징후들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가의 투자에 대해서도 이런 개념이 통용된다. ‘블랜 스완(Black Swan)’ 효과라는 용어다. 백조는 워낙 희다고 믿어왔는데, 1697년 유럽인들이 서호주 스완강에서 검은 백조를 발견함으로써 오래된 상식이 깨진 충격을 일컫는 대명사가 되었다. 레바논 출신의 투자 전문가인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는 ‘블랜 스완’에 대비하라는 이론을 제창하였다. 실제 많은 기업가와 투자자들이 성공만을 바라보며 달음질 치고 있지만, 실제 기업의 존재와 발전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실패의 위험이라는 것이다.

블랙 스완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지 못하거나 간과하기 쉬운 사고(思考)나 전략, 행동양식이 어느날 갑자기 가져올 충격을 블랙 스완 효과로 정의한다. 그에 따르면,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2001년에 발생했던 9·11 테러, 1987년 10월에 발생한 블랙먼데이 등은 기업이나 사회의 존폐를 결정해버릴 위력을 발휘했다. 이런 사건들은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기는 하지만, 일단 일어나기만 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으로 기업과 투자자의 존재여부를 결정해 버린다는 것이다. 매우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실패 징후는 예방하고 성공 징후를 만들라

하인리히와 요타로는 실패의 전조 징후를 지적하고, 탈레브는 갑작스런 위험을 거론하는 것 같지만, 양자는 유사점을 내포한다. 실패의 징후를 예방하고, 성공의 징후를 만들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그리고, 평상시 발생하는 위험을 포착하라는 것이다. 이것을 간과하고는 성공의 징후들을 가꾸어가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기업이나, 가정, 외식업체, 사회조직이 부딪치게 되는 어려움 그리고 성공도 마찬가지다.

요타로 교수는 실패 징후를 포착하여, 실패를 예방하고 성공의 징후들을 가꾸어 큰 성공을 일구어 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경영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첫째, 실패를 직시하라.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실패의 징후를 발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패의 징후들은 가리고, 거짓된 징후만을 주목하려 할 수 있다.

둘째, 책임 추궁과 원인 규명은 확실히 구분하라. 책임 추궁을 너무 우선시 하면, 원인규명이 되지 않는다. 책임을 추궁하되, 이것과 별도로 원인규명을 철저히 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심지어는 원인규명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책임추궁도 감해줄 수 있는 전략이 채택될 수도 있다. 이것이 기업 전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실패를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라. 그러면, 실패가 예방되고 성공이 보장될 것이다.

2012년이 저물고, 2013년 새해가 밝아온다. 모든 외식업체와 우리 국민 모두가 발전하고 전진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그래서, 모든 외식업체와 모든 가정에 웃음꽃이 가득 피어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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