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한식세계화 사업을 두고 민간에서 해야 할 부분을 정부가 지원하면서 졸속 추진됐고, 아무런 성과 없이 1천억 원의 예산만 날렸다는 노골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한식재단 출범 후 초대 이사장을 맡았던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식세계화 사업이 국정감사를 받게 된 것과 관련 “한식을 세계화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90% 이상이 찬성하고 외국교포들도 환영하는 일로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는 게 안타깝다”며 “한식세계화는 음식과 관련한 농식품의 해외수출 등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 본래의 취지를 잘 살펴야지 사업의 본말이 전도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것은 감사를 적극 추진했던 의원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설득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다들 사업의 성과만을 꼬집어 한식세계화 자체를 부정하고 있지만 한식세계화 사업을 시작할 때 정부는 분명 오는 2017년까지 5대 전략 9개 과제를 수립하고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사실을 분명히 발표한 바 있다. 모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단기간의 성과만 운운한다는 것은 한식세계화 사업이 ‘前 영부인 사업’으로 국정감사 때마다 논란이 돼 온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MB정부와의 선긋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차라리 이참에 모든 것을 명백히 하고 새 정부는 한식세계화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길 바란다. 일본이나 태국 등 자국 음식의 세계화에 성공했던 나라들이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 정부 주도로 투자를 지속했는지 확인해본다면 당장의 성과에 급급했던 비난들은 쑥 들어갈 것이다.
다행히 최근 전 세계에서 K-팝의 인기에 힘입어 한식에 대한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4년간의 성과가 다소 미흡했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바로 한식세계화의 고삐를 다잡아 힘차게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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