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파문,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볼 때
남양유업 파문,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볼 때
  • 관리자
  • 승인 2013.05.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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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녹취록이 한 기업을 뒤흔들고 있다.
남양유업의 영업사원이 대리점 주인과 나눈 전화통화 녹취록이 지난 3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2분 45초 분량의 녹취록에는 30대 본사 영업사원이 50대 대리점 점주에게 폭언을 퍼붓고 물품을 강매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녹취록 공개 후 남양유업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시가총액으로 1천억 원 가량이 공중에서 사라졌다. 또 녹취록을 들은 대중은 분노했고 곧 골목상권 살리기 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 등 150여개 자영업 단체 600만 명과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이들의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남양유업이 받는 충격은 가히 상상 이상일 것이다. 골목상권 살리기 소비자연맹, 유권자시민행동에 속한 회원 중에는 남양유업의 우량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서민 밀착 업종 종사자가 많기 때문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김웅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임원진들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위한 기자회견도 열었지만,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질타는 사그라들 줄 모르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남양유업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고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불매운동을 하게 될 경우 피해를 입을 당사자가 누구인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가장 먼저 불매운동의 여파가 피부로 와 닿을 이들은 두말할 것 없이 이번 사건의 원론적 피해자였던 남양유업 대리점주들이다. 현재 남양유업 대리점은 본사 직영이 아닌 개인사업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남양유업으로부터 제품을 받아 관할 지역의 마트에 물건을 주는 일종의 도매업자인 셈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직후 대리점주들은 하루 수십 통의 거래만료 전화와 발주량 조절(감소) 전화를 받는다고 한다. 대리점주들 입장에서는 사건의 본질을 무시한 엄청난 역풍에 뜻하지 않은 시련을 겪게 된 셈이다.

이번의 문제는 남양유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많은 식품기업들이 비슷한 문제를 대리점에 저지르고 있다고 한다. 남양유업으로 하여금 확실한 방법으로 근본을 해결하도록 해 업계에 자성의 목소리를 끌어내게 해야 한다.
남양유업은 이번 사건에 대해 확실한 징벌을 받게 하고, 피해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대국민사과까지 받아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불합리한 행동에 경종을 울린 훌륭한 표본이 될 만하다. 소비자들은 남양유업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수순 정도로 끝나야 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에 너무 집착한다면 정작 본질은 퇴색해버리는 좋지 못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커피믹스의 성공을 발판으로 생산라인 확충과 해외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등 내수증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는 기업이 단숨에 쓰러져버린다면, 이를 둘러싼 수많은 연결고리의 끊어짐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소비자들도 한 번 정도 옳고 그름을 따져볼 때다.

sujau@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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