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의 라이벌이 스테이크(?)
김치찌개의 라이벌이 스테이크(?)
  • 관리자
  • 승인 2013.06.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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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가 외식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세부사항을 발표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그러나 업계, 특히 대기업이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본사 관계자들은 아직도 동반위의 권고안이 전체를 바라보지 못한 근시안적 판단이라고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동반위가 발표한 대기업 계열 외식업체들의 출점 허가 기준은 역세권 100m 이내(수도권 기준), 복합다중시설은 2만m² 이상에서만 가능하다. 단 패밀리레스토랑은 역세권 및 복합다중시설에 구애받지 않고 매년 5개 이하의 점포까지 신설할 수 있는 총량적 확장자제안의 선택이 가능하다.

이 정도면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는 나름의 선택권을 준 것인데 볼멘소리를 낼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김치찌개의 라이벌이 스테이크가 될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백반, 찌개, 짜장면, 분식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골목상권 외식업소들의 경쟁상대가 과연 초기 투자비만 해도 수억 원이 넘는 패밀리레스토랑인지에 대한 답은 자명하다.

사실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시장이 포화상태에 들어섰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에 국내보다 해외 진출에 힘써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파워를 높이라는 정부의 입장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한 외식 대기업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은 현지에서의 투자금과 초기 정착하기까지의 운영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기반이 없는 해외시장에 진출해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국내 매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국내 사업에 발이 묶였으니 어떻게 해외시장을 공략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동반위의 권고안으로 국내 사업 확장 계획이 ‘올스톱’된 상태라고 말한 또 다른 패밀리레스토랑 업계 관계자는 “백반 등을 찾는 고객과 스테이크를 먹는 고객은 대부분 식사의 목적 자체가 다르다”며 “동반위의 이번 결정은 업계의 현실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국내 외식산업은 과거 불모지와 같던 업계를 종사자들의 힘으로 발전시켜 지금의 어엿한 산업 형태로 만든 자랑스러운 결과물이다. 특히 90년대 초중반에는 패밀리레스토랑이 외국계 브랜드 일색이었으나 현재는 토종 브랜드들이 선전해 경쟁력 있는 사업군을 형성했다.

이제 또 한 단계 도약하려는 업계를 동반성장이라는 이름으로 규제한다면 국가적인 경제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동반위의 취지는 동감하지만 상생이라는 미명으로 외식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한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기업 규제보다 영세한 업소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카드를 꺼내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 대기업 브랜드들은 쏟아지는 외국 브랜드들과의 경쟁을 통해 글로벌 파워를 키울 수 있도록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줘야 한다.

새로운 정책에는 늘 시행착오가 필요하듯이 정부는 2016년까지의 권고 기간 동안 각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가장 이상적인 방향을 잡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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