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세계화’는 어떠한가?
‘한우세계화’는 어떠한가?
  • 관리자
  • 승인 2013.07.26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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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쇠고기 전면 개방 이후 한우 판매량 감소로 인한 한우농가들의 어려움이 커지며 한우가격 정상화를 향한 전국한우협회의 투쟁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협회가 요구하는 것처럼 국내 한우소비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분명 필요하지만 이미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진 수입 쇠고기의 유통까지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는 새로운 한우시장의 개척이 절실한 이유다.

한우협회가 공개한 한우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3년 6~7개월령 암송아지의 평균 가격은 100만8천원으로 지난 2008년 220만4천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우협회는 한우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한-미, 한-EU FTA를 거론하고 있다.

처음 쇠고기시장이 전면 개방됐을 당시 수입 쇠고기는 단지 한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만이 유일한 경쟁력이었다. 한우는 ‘명품’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고급육이었고 소비자들 역시 맛과 영양의 우수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가계경제가 어려워지자 소비자들은 저렴한 수입 쇠고기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한우소비가 감소하면서 한우의 적정 사육두수가 넘쳐 결국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저가로 치닫게 된 것이다.

사실 식품외식업계 입장에서 볼 때 수입 쇠고기 개방은 그리 나쁜 일은 아니다. 시장 경쟁 원리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쇠고기는 가격 외에도 선택의 폭까지 넓혀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우농가와 소비자 모두를 아우르는 한우소비 방안은 한우의 해외 시장 확대가 아닐까. 한우협회 측은 한우의 수출이 어려운 이유로 △국내 한우농가가 기업화돼 있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 △구제역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수출 위생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부드러운 육질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과 달리 서양 사람들은 마블링이 없는 스테이크 위주의 육류를 선호한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한우농가의 기업화는 국내 상황에서 물리적, 경제적 어려움이 있겠지만 구제역 시스템 같은 경우는 수출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국내 식품안전을 위해서라도 구축해 놓아야 할 부분이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과 다른 외국인들의 선호도는 한우 육질에 어울리는 메뉴 개발을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서양 사람들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방안 역시 생각해볼 수 있다.

최고급 쇠고기로 꼽히는 일본의 와규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그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와규는 사육 시 일반 소보다 신경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한 농가에서 평균적으로 5마리, 가장 큰 농가의 경우도 15마리 정도만을 소규모로 사육한다고 한다. 이는 기업화가 어려운 국내 한우 시장에 하나의 모범 사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개체별로 칼프(Calf)라는 등록증을 받아 관리함으로써 전 세계의 신뢰를 얻은 것 또한 눈 여겨봐야 한다.

매번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되풀이되는 정부와 한우농가의 갈등이나 한우 사육의 어려움으로 눈물 흘리는 농민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생색내기에 급급해 잠깐 반짝하는 단기적인 경제적 지원보다는 한우의 브랜드파워를 높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한우 수출을 장려한다면 한우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임윤주 기자 lyj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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