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양유업은 밀어내기 사태를 깊이 반성하고 사태를 일단락 짓겠다는 취지로 공중파 광고를 선보였다. 19초 분량의 광고는 “고맙습니다. 먼저 매를 맞은 만큼 먼저 바꿀 수 있었습니다. 품질고집으로 지켜온 이름, 남양. 모범적 상생기업으로 다시 꽃 피우겠습니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회초리에서 꽃이 피는 모습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해당 광고에 대해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한 것으로 사과와 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건 남양유업만의 생각일 뿐 삼자의 입장에선 독선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안타까움의 결정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사실 좋고 좋은 표현을 내버려두고 ‘먼저 매를 맞은 만큼 바꿀 수 있었다’는 표현은 대체 어떤 발상인가? 직설법으로 돌려세우면 업계에서 공공연히 행해지는 밀어내기에 자신들만 재수 없게 걸려서 먼저 매를 맞았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이어지는 멘트인 ‘품질고집으로 지켜온 이름, 남양’이란 자아도취는 반성의 기미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자충수의 본보기다. 그간 남양유업의 아집이 얼마나 드셌는지 한방에 증명하고도 남는 훌륭한 광고라고밖엔 해석할 길이 없다.
사실 밀어내기 사태 이전에 남양유업은 여러 동종 업체들에게 밉보일만한 짓을 상당히 많이 했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동서식품을 겨냥한 카제인나트륨 논란 야기와 ‘불가리스’와 ‘불가리아’로 대표되는 매일유업과의 미투 상품 소송전, 맛있는 두유GT에 소포제를 넣지 않았지만 타사는 소포제를 사용했다는 등 노이즈마케팅의 색깔도 가지각색이다.
특히 언론의 질책마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코웃음 쳤던 그간의 모습은 언론의 단합까지 이끌어냈다. 언론은 이번 사태가 터지자마자 인정사정 봐 줄 것 없다는 듯이 누구하나 남양유업을 옹호하지 않았다. 얼마나 얄미웠으면 몇 달 내내 때리고도 또 때리겠는가.
최근 일본의 역사 부정에 우리 국민은 매우 분노한다. 부정도 정도가 있는 법이지 독도문제를 시작으로 위안부, 욱일승천기, 강점기 왜곡 등 과거의 만행 미화는 끝이 없다. 국제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는 일본의 경제파워 덕분에 아직까지 큰 공론화는 없으나 우리와 동일한 아픔을 겪었던 중국은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이제라도 남양유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진심어린 반성을 꾀하길 바란다. 매년 1조가 넘는 매출을 올린다고 하지만 내수에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남양유업이 마지막 기회마저 잃어버린다면 그땐 땅을 치고 후회해도 한참이나 늦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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