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세션 사업, 찬물 한바가지가 필요하다
컨세션 사업, 찬물 한바가지가 필요하다
  • 김상우
  • 승인 2013.10.04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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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유통연감에 따르면 커피전문점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1만5천여 개가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06년 1254개에 비해 6년 만에 12배 가까이 늘어난 폭발적 증가세다. 흥미로운 사실은 업계 대다수 전문가들이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현재의 과열양상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원두커피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 시각이 지배했었고, 한 잔에 3천원 이상을 지불할 소비자가 과연 얼마만큼 있겠냐는 진단이었다.

그러나 몇몇 업체의 성공은 시장의 상황을 단숨에 뒤집어 엎었다. 대기업들을 비롯해 블루오션 사냥꾼들이 커피전문점 시장에 대거 투입됐고, 주요 알짜배기 상권에는 커피전문점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한 마디로 블루오션이라 일컬어진 시장이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최근 신성장동력에 목말라하고 있는 대기업 계열사 단체급식업체들이 컨세션 사업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 커피전문점의 성장추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컨세션은 업계에서만 통용되는 단어로 공항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병원, 복합리조트 등 다중 이용시설에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업계에서는 어림잡아 약 3조원대의 규모로 추산하고 있으며, 200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인 수주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컨세션 사업 중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은 업체들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불꽃을 튀긴다. 이는 주 5일제 근무의 정착과 여가 활동을 중요시하는 시대의 흐름과 발맞춰 고속도로 이용자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컨세션 사업의 특성은 논란의 중심에 선 골목상권 침해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외식사업을 가진 업체들이라면 기존 외식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시너지까지 덤으로 받아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매력도가 우선시되면서 최근의 시장 흐름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적정 수준 이상을 베팅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이는 시장의 심각한 거품을 조성하는데다 수익성을 떨어뜨려 결국 휴게소에 입점하는 제2의 사업자와 이용 고객들에게 연쇄적인 피해를 준다”고 강조한다.

요즘 들어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보면 다양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들어선다든지 아웃도어 전문점이나 휴게소별 특화 메뉴가 등장해 눈이 번쩍 뜨인다. 하지만 외관의 화려한 변화와는 다르게 이러한 속병들이 차곡차곡 쌓여간다는 사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어느 한 업체는 사업을 무리하게 수주하느라 적자는 물론이고 평판까지 땅에 떨어져 이제는 한발 물러섰다고 한다.

한편으론 이러한 과열 양상도 성장통의 일부라 볼 수 있겠지만 꼭 먼저 피를 흘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서로가 건전한 시장 형성을 우선으로 삼아 머리를 맞대야겠다. 또한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의 전권을 쥐고 있는 한국도로공사도 무리한 경쟁을 부추겨 이득을 챙기려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장기적 발전에 우선을 두는 것만이 고객 우선주의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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