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인들의 관용적 사용례 등을 고려한 시안으로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 오는 11월 말까지 국민과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연말에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우리 음식에 대한 세계인의 이해를 높이고, 음식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주요 한식 명칭의 외국어 번역 표준화 작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표준화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7일 주요 한식명 200가지에 대한 우리말 로마자 표기(음역) 정비 시안과 영어와 중국어 번역 표준 시안을 발표한 바 있어 부처간 칸막이가 높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김치의 중국어 표기인 ‘파오차이(泡菜)’는 중국에서 배추를 발효시켜 시큼하게 만든 일종의 절임이며, ‘신치(辛奇)’ 는 중국어 발음으로 씬치라고 표현하는데 매우면서도 맛있는 신기한 음식이라는 의미로 만든 신조어쯤 되는 듯 싶다.
그러나 ‘김치(Kimchi)’는 이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201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영어명을 ‘Kimchi’라고 제정해 일본의 기무치와 차별화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종주국으로 인정받으며 ‘김치’라는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했다. 또 최근에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김장문화가 등재권고를 받는 등 중요한 문화유산으로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 김치를 굳이 파오차이 또는 신치로 이름을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사실 파오차이 또는 신치는 외래어 표기법상 표준이 아니라 상표출원상의 표기라는 점이다. 중국은 자국에 출원하는 모든 상표에 한자표기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상표출원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자식 표기를 함께 해야 한다. 때문에 농식품부와 문체부는 고심 끝에 중국인들이 한국 김치를 부를 때 주로 사용하는 파오차이 또는 김치와 발음상 가장 유사한 신치를 김치의 중국식 이름으로 상표출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래 전 우리 선조들이 김치를 딤채(沈菜)라는 한자어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으니, 이 또한 고려해 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육주희 기자 jhyuk@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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