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4호 사설
지난 1998년 크라제버거가 처음 론칭됐던 당시 크라제인터내셔날(이하 크라제)은 외식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세상의 그 어떤 수제버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상품력과 국내 브랜드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세련된 BI는 물론이고 마치 미국 프리미엄 햄버거 매장에 와 있는듯한 시설과 분위기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브랜드였다. 이런 막강한 경쟁력으로 크라제는 국내 수제버거시장을 리드하는 한편 독보적인 브랜드로 급속한 성장을 기록, 매년 20%의 고속성장을 하는가 하면 절정기에는 100여개의 체인점을 펼치기도 했다. 또 해외진출을 시도, 싱가포르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에 점포를 오픈해 호황을 누리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기존 햄버거를 전혀 먹지 않았던 필자마저도 크라제버거의 마니아가 될 정도였으니 당시의 크라제버거의 평판은 가히 놀랄만 했다.
그런 크라제버거가 어느 순간 무너지는가 싶더니 M&A 시장에 나오고 매각이 성사되지 않자 최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크라제의 매각설이 돌 때 필자는 브랜드가 아까워 몇몇 지인들에게 인수를 권했지만 크라제가 제시하는 금액과 인수기업간 갭이 너무 커 무산되었다.
외식기업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콘셉트, 상품력 등을 갖춰 최단 기간에 고속성장을 이뤘던 크라제의 몰락 원인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자만의 결과라 하겠다. 고속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자만심으로 인해 한식, 이탈리안, 카페, 치킨,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무리한 사업다각화로 인한 리스크가 크라제의 고속성장에 제동을 걸고 오히려 부메랑이 된 것이다. 또 수제버거라는 프리미엄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많은 점포 출점으로 인한 이미지 하락과 홈쇼핑과 소셜 커머스의 진출 부작용도 한 몫 했다 할 수 있다.
최근 국내의 중견 외식기업들이 활발하게 사업다각화를 실시하고 있다. 장기불황으로 인해 외식업계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사업다각화는 매우 위험하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동시에 사업다각화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외식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크라제 몰락의 원인을 다시 한 번 곰곰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는 이유이다.
해산물전문점 매출이 회복되고 있다
일본 원전의 방사성물질 유출사태로 인해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해 극심한 고통을 당하던 일식당을 비롯한 횟집 등 해산물전문점의 매출이 서서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니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 2011년 3월 일어났던 도쿄 대지진과 원전사고 이후 방사성물질 유출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해 최근 국내 횟집을 비롯한 해산물전문점들이 최대 70%에서 적게는 30%까지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해산물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갖가지 괴담들이 SNS를 통해 유포되면서 수산물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수산물을 취급하는 외식업체들은 엄청난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횟집들이 매출 감소를 견디다 못해 매각을 하는가 하면 업종을 전환하기도 했으며 생태전문점 등 일본산 수산물을 사용하던 외식업체의 경우는 감내할 수 없는 고통으로 인해 폐업을 한 점포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와 함께 우리 근해에서 잡히는 수산물의 안전성과 신뢰회복 등으로 인해 수산물을 찾는 고객들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경쟁력 있는 횟집의 경우 90%까지 회복이 되었는가 하면 대형마트에서도 수산물 소비가 전월보다 20~30% 증가하는 등 점차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원전의 방사성물질 유출 사태로 인해 수산물을 취급하는 외식업체들의 영업은 앞으로도 위축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최근 CJ푸드빌이 운영하던 해산물 뷔페 전문점 ‘씨푸드오션’이 소비자들의 해산물 선호도가 줄어들자 향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오는 연말 폐업을 선언하는 등 후유증도 크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장기간 지속될 것 같았던 수산물 소비가 서서히 살아나고 해산물을 취급하는 외식업체들의 매출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회복이 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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