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옛날짜장이라고 할까?
무엇을 옛날짜장이라고 할까?
  • 김상우
  • 승인 2014.01.1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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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화학조미료로 잘못 알고 있는 MSG를 비롯해 천일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 과학자로서 식품외식 분야에서 잘못된 상식이나 왜곡된 정보를 바로 잡고 알리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덕환 서강대 교수의 인터뷰는 한정된 지면 특성상 다 싣지 못했다.

지면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한식세계화 사업의 문제점, 친환경•유기농에 대한 맹신을 향한 경고, 문화로서의 음식 바라보기 등을 포함해 이 교수는 우리가 식품과 외식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가 깨진 거울로 사물을 비춰보듯 얼마나 뒤틀려 있는지를 신랄하게 지적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기자에게 ‘무엇을 옛날자장이라고 하는지 아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옛날자장이 왜 옛날자장으로 부르는지 의문을 품어본 적이 없었던 기자에게 이 교수는 진짜 옛날자장의 핵심은 수타면도 감자도 아닌 ‘돼지비계의 기름’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옛날자장에 대한 질문의 요지는 왜곡되고 과장된 정보로 인해 소비자의 판단 능력이 흐려져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리라. 그렇기 때문에 이 교수는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를 흔들어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 기업이나 업소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전보다는 덜해졌다고는 하나 공중파의 정보 프로그램에서는 여전히 맛집을 다룬 아이템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런저런 메뉴로 대박을 치고 있다거나 우리 몸에 이렇게 좋다라는 식의 천편일률적인 내용 일색이다. 라면 벤조피렌에는 흥분하면서도 정작 삼겹살이나 갈비를 구울 때 고기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숯불에 그을리면서 생기하는 연기에도 벤조피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엔 무감각하다.

농약이나 비료를 치지 않은 친환경이나 유기농 식품은 다른 유해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무조건 안전할 것이라고 맹신하고 있다. 각종 매체에서는 특정 음식의 효능과 건강 기능성을 강조한다.

또 웬만한 식당에서는 저마다 자신들의 메뉴가 우리 몸에 어떤 효능이 있다고 강조하는 문구가 적힌 표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만큼 음식의 기능성이나 건강 효능에 대한 관심은 ‘집착’에 가까운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음식 안전 사고에 대한 지나친 공포심, ‘MSG =화학조미료’ 또는 국산 천일염은 무조건 우수하다라는 식의 특정 식품에 대한 신화 만들기나 근거없는 폄훼, 과장 또는 허위 광고나 마케팅에 휘둘리는 식품외식 소비자의 심리…. 이 모든 것의 근원은 정부와 전문가, 언론, 기업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 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정당한 노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고 왜곡된 정보와 오류를 걸러내는 똑똑한 가치 소비, 올바른 정보 제공과 행정으로 신뢰받는 전문가와 정부, 꼼수 대신 정직함으로 승부하는 기업과 업소는 바른 식품외식 문화의 전제 조건이라는 것을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요컨대 먹을거리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먹을거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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