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장소는 개인이 운영하는 어느 커피전문점. 작은 가게지만 주인은 커피에 대한 자부심으로 성실히 매장을 운영했고 조금씩 입소문이 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명의 젊은 여성이 카메라를 들고 가게를 찾았다. 맛집 파워 블로거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 여성들은 블로그에 홍보해주겠다며 메뉴 협찬을 요구했다. 주인은 매장 홍보의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에 다양한 메뉴를 정성들여 준비했다. 그러나 이 여성들은 주인이 없는 사이 “음식을 공짜로 먹고 싶을 땐 파워 블로거라고 거짓말하면 된다”며 주인을 비웃었다는 것이다.
분통이 터지는 일화지만 사실 메뉴 요구 정도로 끝난 위의 여성들은 그래도 귀여운 축이다. 최근 파워 블로거를 비롯해 언론사를 사칭하며 홍보 기사 게재를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는 일들이 외식업계에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요즘 맛집을 소개하는 기사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다는 사실을 이용해 외식업 경영주들에게 접근, 실제 언론사 명함까지 제작해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 그럴듯한 언변과 행동으로 속는 사람이 많다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자가 취재 요청 차 업체에 전화하면 “얼마의 비용을 내야 하나요?”하고 묻거나 “그런 거 안 해요!”라며 날카롭게 전화를 끊는 일도 다반사다. 이런 반응을 통해 이들이 그동안 언론을 사칭한 검은 손들에게 얼마나 시달렸을지 짐작할 수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게다가 이는 업계의 정보 교류를 막는 악순환을 부른다.
사실 매체가 돈을 받고 홍보 기사를 게재하는 것 역시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므로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정당한 비용을 청구해야 하며, 마케팅 과정에 대해 외식업 경영주를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 그럴싸한 말로 과대포장해 순진한 업소를 속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언론 사칭 사기’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업체 스스로 방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누군가 매장 홍보를 해주겠다고 접근을 한다면 믿을 만한 언론사인지 확인하고, 언론사에 대한 검증을 거쳤다면 홍보 제안을 한 사람의 소속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진정으로 언론과 블로거들이 주목할 만한 업소라면 홍보비용을 요구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소비 태도도 개선돼야 한다. 이와 같은 사기 행각이 유효한 것은 인터넷이나 언론이 사람들의 소비 행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매체의 정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보다 참고하는 정도로 여기는 것이 옳다.
마지막으로 업계 관련 기관에서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외식업주들에게 충분한 교육 및 공지를 행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언론을 사칭하는 사람들에게 당하고 있을 업계 종사자들을 위해 언론 사칭 사기 주의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길 바란다.
임윤주 기자 lyj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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