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 계약사회에 대한 자각
[외경시론] 계약사회에 대한 자각
  • 관리자
  • 승인 2014.08.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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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희 win-win노사관계연구소 소장 / 법학박사ㆍ공인노무사ㆍ한경대 겸임교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자기의 위치에서 할 일을 망각하고 태만히 하거나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여러 가지 불행한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현대 시민 사회는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여야 원만히 유지될 수 있는 계약사회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완력이나 우월적 지위로 누구를 지배할 수 있는 신분사회인 것으로 착각하여 계약당사자로서의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선원들과 해경 등 구조에 관련된 사람들은 승객들을 보호해야 할 선원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하였고,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보호해야할 공무원으로서의 직무를 망각하고 자신들만 살기 위하거나 자신들만 보호하려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또한 오늘날 군대에서 일어난 사건 등에서도 힘이 약하거나 하급자인 다른 병사를 마치 자신들의 노예라도 되는 것처럼 폭행하고 인권을 유린해도 되는 것으로 착각하여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오늘날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모든 범죄에는 자신들이 마치 다른 사람을 침해하고 유린할 수 있는 신분적 우위에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되었다.

계약당사자로서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책무와 역할을 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문제는 비단 이러한 끔찍한 사건사고가 아니라도 우리 주변에 흔히 일어나고 있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부부간의 갈등으로 가정이 파괴되는 것도 자세히 보면 부부간의 책무와 역할을 다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문제고, 도로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교통사고 등도 사회적 안전규범을 지키지 않아서 일어나는 문제다. 기업 내에서 노사 간의 문제도 서로의 약속과 책무를 다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문제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는 관심이 없고 마치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양, 극한적인 대립으로 치닫고 급기야 회사가 몰락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또한 제품 연구와 생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게으름으로 제품 경쟁력이 떨어져서 회사가 쇠락의 길로 치닫는 경우를 수없이 볼 수 있다.

영국의 법사학자인 헨리 제임스 섬너 메인 경(Sir Henry James Sumner Maine, 1822~1888)은 비교법사학 연구를 통해 모든 법체계를 통괄하는 발전의 가설적 ‘법칙’을 찾아내고자 했다. 그는 비교법 연구를 통한 결론으로 “우리 인간 사회가 신분사회에서 계약사회로 이행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영국의 사회학자 스펜서(Herbert Spencer, 1820~1903)는 “사회유기체와 생물유기체는 다른 것이고 생물유기체에서는 의식이 집합체의 특정부분에 집중하고 편재해 있다. 그러나 사회유기체에서는 집합체에 널리 산재하고 그 구성원이 각자 가지고 있으며, 생물에서 목적은 전체이고 세포는 그 수단이지만 사회에서는 목적이 개인이고 사회는 그 수단이다”라고 하였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전제군주제하의 신분사회에서는 상하관계가 존재하고 신분이 미미한 사람은 존재가치마저 없지만, 오늘날의 계약사회에서는 당사자의 누구도 종속적인 위치에 있지 않고 모두가 자유의지에 의한 합의에 의해서 행해진다. 메인(Maine)은 계약에 의해서 인간의 존재가 결정된다고 하였다. 각자 개인은 나름대로의 고귀함을 갖고 있으며 각자 자신의 의사에 의한 서로간의 계약에 의해 권리와 의무로서 역할이 주어지고, 이 역할을 충실히 하여야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고 하였다.

외식산업에 있어서도 종사자들은 고객에 대한 계약 당사자로서의 충실한 책무와 역할을 다해 가장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손님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경영자는 구성원들에게 계약상의 책무를 다하고 종업원들도 경영자에게 계약상의 책무를 다하여야 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계약 당사자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과 책무를 깨닫고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서 헌신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많다고 본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기적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동안 일부 사람들이 이를 망각하고 자신의 위치가 계약당사자인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나 역할보다는 다른 사람 우위에 있다는 착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인해 불행이 일어났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스스로부터 이러한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지 않는지 반성하고 매사에 충실히 임하여야 할 것이다. 계약사회에 대한 자각으로 자신의 권리를 내세우기 이전에 자신의 역할과 책무를 다하면 서로간의 관계는 아름답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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