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유사 브랜드·동어반복 위태로운 스몰비어 인기
[취재후기] 유사 브랜드·동어반복 위태로운 스몰비어 인기
  • 이원배
  • 승인 2014.09.23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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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하면 흔히 패션을 떠올린다. 가수 윤복희가 입고 나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미니스커트는 지금도 모양과 컬러를 바꿔가며 유행하고 있고 남성들의 바지도 주름이 많아지다 최근에는 주름이 없는 바지가 유행하는 등 패션은 유행과 뗄 수 없는 관계다.

음식, 특히 외식산업에도 유행이 있다. 과거 ‘안동찜닭’, ‘봉추찜닭’ 등의 찜닭류, ‘홍초불닭’이나 ‘땡초불닭’ 등의 매운 닭요리, 웬만한 중심 상권에 서너 개씩은 있던 초밥(회전초밥)집, 고급 회로 불리며 한 동안 인기를 끌었던 참치횟집 등이 유행과 함께 흥하다 사라져갔다. 아무리 유행을 탄다지만 그 주기가 너무 짧아 허무할 지경이다.

최근 주류 프랜차이즈 업계는 스몰비어가 유행하고 있다. 또 레트로 마케팅으로 ‘싸롱’도 유행하면서 주류 업계에 열풍이 불고 있다. 낮은 리스크로 진입 장벽이 낮다는 장점으로 창업자들이 몰리고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도 많이 찾는다. 이렇게 스몰비어 시장이 커지면서 고질적인 유사 브랜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비슷한 이름과 콘셉트 매장의 난립으로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몰비어 봉구비어를 연상시키는 ‘x구비어’라는 브랜드만 여러 개에 이른다. 내부는 사실 이름만 다를 뿐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소리도 적지 않게 들린다.

후발 브랜드 관계자는 “유사 브랜드라는 기준이 무엇이냐. 유사 브랜드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항변했다. 이어 “기존 콘셉트를 더 발전시켜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지적받을 일은 아니다”라며 큰 문제가 될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정확한 유사 브랜드의 기준은 따지기 어렵다. 하나의 트렌드를 독점하려는 발상도 위험할 것이다. 나름 많은 고민과 연구를 통해 스몰비어 콘셉트 브랜드를 론칭했는데 유사 브랜드라고 지적받으면 억울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스몰비어 시장은 과당경쟁은 물론 ‘동어반복’으로 인한 식상함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스몰비어도 차별성 없는 업체가 난립하게 되면 고객들이 쉽게 식상해하고 이는 시장 전체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의 산업 흐름을 보면 그러한 몰락은 순식간에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피해는 어렵게 돈을 긁어모아 창업한 사업주에게 돌아간다. 프랜차이즈 업체로서는 인기에 편승해 매장수를 늘려 가면 그만이겠지만 창업주에게는 실패의 쓴 맛을 안길 수 있다.

그렇다고 일률적인 기준을 두고 규제를 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한편으로는 양적 증가로 트렌드가 형성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결국 기댈 곳은 업계의 자율적인 노력과 ‘상도’에 달려있다. 누가 봐도 헷갈리는 상호와 콘셉트를 가지고, 손쉽게 인기에 편승해 한몫 챙기려하기 보다는 나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세워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물론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또 ‘빤한 소리’를 하는 것은 요즘 스몰비어 성장이 모래 위의 성처럼 위태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취약한 소규모 주류 프랜차이즈 시장이 스스로 생명을 단축시키며 반짝 유행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에는 스몰비어 창업주들이 처한 환경이 그렇게 ‘스몰’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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