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근 신세계푸드의 행보에 주류·외식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뒤편에 크래프트 비어 펍을 11월 중 개점 목표로 공사 중이기 때문이다. 이 펍은 직접 제조한 에일 계열의 맥주를 판매할 예정이다. 오픈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챙기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도 앞다퉈 소식을 다루고 업계에서도 행보를 살피고 있다.
규모 1322㎡(약 400평)의 이 맥주 펍을 주목하는 이유는 유통·외식산업의 강자 신세계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가 그룹의 지원 속에 펍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대해 맥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신세계푸드의 외식 네트워크와 이마트 등의 막강한 유통 라인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선례도 있다. 유통 라이벌 롯데주류의 ‘클라우드’가 시장에 안착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클라우드의 올 매출을 당초 250~300억원 보다 높은 333억원, 2018년에는 3768억원으로 예상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의 가치는 맥주에서 발현된다”며 성공 요인으로 롯데의 막강한 유통력을 꼽았다. 제조와 유통의 시너지로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통은 신세계그룹 역시 막강하다.
크래프트 비어 사업에 일찍 뛰어든 세븐브로이가 업계의 호평에도 고전하는 이유는 유통망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세계푸드는 이미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커지고 있는 맥주 시장도 신세계푸드의 맥주 사업 진출을 유력하게 보는 근거다. 소주와 맥주로 양분된 시장에서 맥주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한다. 특히 신세계푸드가 준비하는 에일 맥주와 크래프트 비어 시장은 아직 미개척 분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정관에 맥주 제조업을 추가한 것도 롯데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며 “이번 펍도 아무 전략없이 오픈하는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역시 검토 차원이라면서도 외식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의 맥주 사업 진출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막 커가는 크래프트 비어 시장에 활기를 넣어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주장과 결국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독식 체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물론 앞의 주장처럼 전체 크래프트 비어 시장을 견인해 건강한 경쟁구조를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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