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문제와 과학기술
먹거리 문제와 과학기술
  • 관리자
  • 승인 2006.08.10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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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먹거리와 관련해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과제는 식량의 수급 문제와 안전성 문제다.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지역 국가 등 폭발적인 인구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나라들이 부족한 식량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또 각종 식중독균과 환경오염으로 인한 식품안전 문제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그런데 사실은 이에 대한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생명공학 기술에 의한 GMO(유전자변형식품)와 원자력기술에 의한 방사선조사식품이 바로 그것이다.

GMO는 식량 수급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고, 방사선조사는 식품안전을 지켜주는 가장 최신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GMO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과학기술의 결과물이고, 식품에 대한 방사선 조사는 생산된 식품의 유지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최첨단의 과학 기술이다. 문제는 먹거리 문제 해결을 위해 이들 과학문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것과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다.

미국의 미래학자 폴 케네디는 1990년대 초 ‘21C 준비’라는 책을 통해 21C 인류는 식량 부족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그에 앞서 이미 1798년 영국의 고전학파 경제학자 맬서스가 그의 저서 ‘인구론’에서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므로 자연대로라면 과잉인구로 인한 식량부족을 피할 수 없으며 그로 인해 빈곤과 죄악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폴 케네디는 맬서스의 인구론이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결과적으로는 빗나갔지만 21C는 산업혁명 이상의 과학문명의 발달로 식량생산 능력은 높아지지만 식량자원 분배의 불균형에서 오는 식량부족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하면 유전자변형 등의 생명공학기술로 식량생산능력은 높아지지만 이는 저출산으로 식량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일부 선진국의 특허 전유물이 되어 정작 과잉출산으로 식량부족 문제에 직면하게 될 국가들은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로열티 등의 높은 대가를 지급하고서야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GMO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으로 방사선조사식품의 확대 문제인데, 이 문제 역시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인간의 발전 역사는 새로운 에너지 획득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불이라는 에너지를 이용하다가 전기 에너지를 발견했고, 이어서 마이크로웨이브, 그리고 지금은 바로 원자력 에너지 시대다. 특히 현대인들의 생식 선호 추세에 맞춰 자연산 그대로의 신선도가 유지되면서 위생적인 식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방사선을 이용하는 길밖에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방사선조사식품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인 일본의 히토시 이토 박사는 지난 2004년 12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초빙 특강에서 농축산물 주요 생산국들이 주도해서 방사선조사의 상업적 이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정부와 업체들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권고한 바 있다.

방사선조사식품이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안전하다는 것은 오랜 기간의 연구결과 국제적으로 이미 증명이 되어 있다. 방사선조사식품의 안전성 문제는 70년대에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으며 이에 따라 전 세계가 활발한 연구 활동을 전개해 80년대에는 WHO를 비롯한 관련 국제기구에서 ‘안전하다’는 공식 견해를 내놓은 상태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소비자들이 방사선조사식품을 위생적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더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이용 방법은 위험과 혜택의 균형 문제이다. 그리고 긴 안목으로 볼 때 GMO와 방사선조사식품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도 이제는 먹거리 문제 해결에 과학문명을 이용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공론화 과정과 이를 통한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시작돼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과거에 우유를 생(生)으로 마시다가 젖소에서 발생한 폐병이 그대로 사람에게 옮겨지는 바람에 우유에 열을 가해 살균 처리를 하게 됐고, 이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무려 5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방사선조사식품도 GMO와 마찬가지로 향후 오랜 기간 동안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고 또 소비자 인식도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나 업계가 더욱 방사선조사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불을 사용하다가 전기를 사용하고 그보다 더욱 편리한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고 있듯이 방사선 역시 더욱 발달된 에너지의 한 형태일 뿐이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마침 과학기술부가 학교급식에 대해 방사선조사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회에 먹거리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의 활용방안이 적극 모색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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