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문화 수준 끌어내리는 ‘갑’의 횡포
외식문화 수준 끌어내리는 ‘갑’의 횡포
  • 관리자
  • 승인 2015.01.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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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 갑질 논란이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라면상무에서부터 땅콩 부사장에 이어 백화점 갑질 모녀에 이르기까지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만으로도 상식을 뛰어넘는 행태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오죽하면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가 실시한 ‘따뜻한 말 한마디 이벤트’가 화제가 되었으랴. 따뜻한 말 한마디 이벤트는 주문할 때 고객이 무뚝뚝하게 “아메리카노”라고 하면 원래 가격보다 50% 추가된 금액을 받고 “아메리카노 한잔”하면 제값을 받도록 했다.

반면 고객이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라고 부드럽게 말하면 커피 값의 20%를 할인해 주고, 종업원의 이름을 부르며 주문하고 하이파이브까지 할 경우 커피 값의 50%까지 할인해 주는 이벤트이다.

외식업체에 대한 ‘갑질’ 상상초월

아마도 외식업체에서 일어나는 갑질의 무례는 어느 업종보다도 가장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반말은 기본이고 종업원을 부를 때 “야” 혹은 “어이”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폭언, 그리고 별일이 아님에도 항의하는 일이 다반사다.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당해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술이라도 한잔 하면 갑질의 횡포는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10여 년 이상 외식업체에서 점장이나 매니저로 근무한 이들은 으레 고객에게 멱살을 잡혀봤을 것이고 심지어는 뺨까지 맞은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지난 1980년대 이후 국내 외식업계의 수준은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점포의 시설이나 분위기는 물론이고 서비스 수준까지도 크게 향상됐지만 유독 외식업체를 이용하는 고객의 수준은 과거 모습 그대로 멈춰 있는 듯하다. 최근 외식업체 대다수가 법적으로 금연을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 고객은 막무가내 식으로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외식업체를 이용할 때마다 느끼는 일이다. 종업원들이 주문을 받을 때나 식사를 할 때 격의 없이 다가와 농담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음식이 맛있다고 칭찬을 하면 하이파이브까지 스스럼없이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고객도 종업원도 모두 함께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기쁨과 즐거움,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고객은 ‘왕’이란 편견 버려야 할 때

지난해 한 언론매체에서 외국인들이 꼽은 한국 식당의 충격적인 풍경 5가지를 보도한 바 있다. 이 5가지 식당의 충격적인 내용은 △종업원을 무례하게 대하는 손님들 △식사를 마친 뒤 너무나 지저분한 테이블 △막무가내 담배 피우는 손님들 △마구 뛰어노는 아이들과 방치하는 부모들 △술에 취해 큰소리로 떠들고 욕하는 손님들 등 우리가 평소에 흔히 보는 식당문화의 자화상이다.

글로벌 문화 중 70~80%가 식당예절이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우리의 식당문화가 얼마나 수준 이하인지 얼굴이 화끈해진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2500만 명 중 약 552만 명이 감정노동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철저히 을로 살아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인간적인 모멸감에도 감정을 숨기거나 참아야 하는데서 오는 극한 스트레스이다.

이들 중 38%는 중증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80%가 인격 무시발언, 욕설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렇게 우울증에 시달릴 만큼 정신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사회적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 고객은 ‘왕’ 이라는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 고객의 무례한 말 한마디가 종업원에게는 얼마나 큰 마음의 상처를 받는지 배려할 줄 아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철저히 을의 입장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감정노동자들은 우리 가족 중 한사람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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